“전교 1등이었는데…” 올림픽대로 활보女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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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9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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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남차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남차카페’
대낮 올림픽대로에서 손에 책을 들고 차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가던 여성의 정체가 밝혀졌다.

지난달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림픽대로 왕복 8차선 도로 한복판을 걸어가는 여성 A 씨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귀신인 줄 알았다”, “너무 위험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 씨의 언니는 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를 통해 “(영상을 보니) 누가 봐도 내 동생이었다”며 “동생이 이렇게 위험한 일상을 보낼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디까지 걸어갔었다고 말로만 들었지 그렇게 화면으로 본 건 처음이니까, 손이 떨렸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남차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남차카페’
A 씨의 언니는 동생이 올림픽대로를 건넌 이유에 대해 “아마 다니는 교회로 가지 않았나 싶다”며 “신앙 쪽으로 미쳐 있다”고 말했다.

A 씨 언니는 “동생이 학창시절 전교 1~2등을 다툴 정도로 똑똑했는데 유학을 다녀온 20대 초반부터 조금씩 이상해졌다”며 “이상한 말을 하거나 한밤중 집에서 도망쳐 기도원으로 가는 등 교회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이상한 소리를 할 때, 누가 봐도 이상한 소리인데 엄마는 신이 하는 소리라면서 귀를 기울이시더라”며 “엄마가 (동생에게) 손을 얹고 ‘마귀야 나가라’ 하면서 기도하셨다”고 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화면 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화면 캡처
A 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보행자 출입이 금지된 올림픽대로를 걸어간 이유에 대해 “제가 면허증이 없어서 그런 위험한 길인지 모르고 흘러들어 갔다”며 “저 별로 문제없다. 그냥 저도 그때 미쳤나 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갑자기 가다가 조폭 같은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고 시커먼 사람들이 보였다”고 했다.

가족은 A 씨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다. A 씨를 상담한 정재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초기에는 환청과 망상이 주된 증상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조현병과 조울증이 함께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A 씨는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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