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물 머리에 부은 패륜아들…노부모는 “잘못 키운 탓” 선처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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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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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상습적으로 노부모를 폭행하고 끓는 물까지 머리에 부은 4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김청미 부장판사)는 존속상해·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8)의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10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5일 오후 10시 5분경 강원 원주시 자택 거실에서 친부 B 씨(72)에게 술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B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머리를 벽면에 수차례 부딪치게 해 피멍이 들게 하는 등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이틀 뒤인 같은 달 7일 오후 11시 20분경 자신의 폭행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것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B 씨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겨 얼굴을 때리고 TV를 보고 있던 친모 C 씨(72)의 뒤통수를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같은 달 16일 오전 거실에서 A 씨는 C 씨의 휴대전화를 부순 사건과 관련해 C 씨에게 스스로 부순 것으로 위증할 것을 강요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자신이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것에 화가 난다며 끓는 물을 C 씨의 머리에 붓고 야구모자로 얼굴을 수차례 내리쳤다. 이에 C 씨는 각막 및 결막 주위에 화상을 입었다.

재판과정에서 B 씨와 C 씨는 자식을 잘못 키운 자신들의 탓으로 돌리면서 아들인 A 씨의 선처를 탄원했으나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피해자들을 폭행해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았다”며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포기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 씨 측은 ‘형량이 무겁다’ 항소했고,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동기, 범행의 수법 등에 비춰볼 때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며 1심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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