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앞 주저앉아 운 심석희, 끝내 못읽고 건넨 편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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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3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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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
SBS 방송화면 캡처
동료 험담 논란으로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25·서울시청)가 대표팀 합류를 위해 선수촌에 들어가기 전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SBS 보도에 따르면 심석희는 전날 이른 시각 아버지 등 관계자와 함께 충북 진천선수촌 앞에 도착했지만, 한 시간 넘게 차에서 나오지 못했다.

이날 선수촌 앞에서는 심석희 복귀를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열렸다. 심석희의 아버지는 “트럭 시위를 보고 석희가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힘겹게 차 밖으로 나온 뒤에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고, 결국 차 옆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심석희는 입촌 포기를 고려하다 아버지와 한참 대화를 나눈 끝에 선수촌으로 향했다.

선수촌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심석희는 “죄송하다. 지금 말하기가 힘들다”며 인터뷰 대신 미리 작성한 편지를 건넸다.

SBS 방송화면 캡처
SBS 방송화면 캡처
편지에서 심석희는 “이 자리를 빌려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주신 국민분들과 팬 여러분 그리고 관계자분들과 기자분들에게 충격과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분들과의 그 어떤 사과나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한 사과만 하는 것보다 당사자와의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소속팀과 오랜 논의 끝에 대표팀 합류를 결정하게 됐고, 비로소 제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표팀 팀원들을 비판했다는 사실은 명백한 제 잘못이다. 앞으로 힘들겠지만 제가 희생해서라도 팀원들이 단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힘과 위로를 받아 다시 한번 용기 내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코치 A 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 최민정(24·성남시청)과 김아랑(27·고양시청) 등을 비방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 12월 선수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은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김아랑(오른쪽)이 최민정을 다독이고 있다. 2022.2.13. 뉴스1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은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김아랑(오른쪽)이 최민정을 다독이고 있다. 2022.2.13. 뉴스1
문자엔 올림픽 경기 도중 최민정과의 고의 충돌을 의심케 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회는 “심석희가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한 건 맞지만 메달 획득을 방해하고자 한 것인지, 자기 보호 차원에서 한 행동인지 확인할 수 없어 징계 사유로 인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징계 때문에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과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심석희는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최민정 측은 선수촌 입촌에 앞서 빙상연맹에 “특정 선수의 사적인 접촉을 막아달라”는 공문을 제출했고, 김아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편 이달 18일부터 사흘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선수권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국제 정세를 고려해 약 2주가량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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