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차량 오물테러 母 대신 아들이 사과문 “군 복무 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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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27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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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 상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지난 7월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며 수십 대의 차량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의 아들이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50대 여성의 아들이라고 밝힌 A 씨가 사건 발생 후 두 달 만에 해당 아파트에 부착한 사과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A 씨는 “경황이 없어 이제서야 연락을 드리게 됐다”며 “한 분 한 분 찾아뵈어 자초지종 설명을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희 어머니로 인해 약 240명 이상의 차량 주인분들께 피해를 끼쳤다”며 “아직 오물 성분의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성분이 어찌 됐든 피해자분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시리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절대 악의가 있거나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고, 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 상황이었다”며 “몇 년 전 아버지와의 단절 후 조현병 증상이 발병했으며, 호전이 됐었지만 약을 잘 챙겨드시지 않아 최근 병세가 다시 심해지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보호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어야 했는데, 어머니와 가깝지 않은 거리의 타지 생활과 현재 군 복무로 인해 보호자로써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통감했다.

A 씨의 어머니는 현재 정신병원에 보호 입원 중이며, 뒷수습은 A 씨가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입주민들의 스트레스와 시간적, 금전적 피해를 생각하면 진심으로 너무나도 죄송하다”면서도 “이러한 염치에도 불구, 피해 입은 분들의 수가 너무 많아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에는 제 선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선처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보호자이자 자식 된 도리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량에 뿌려진 오물. 피해 입은 아파트 입주민 카페
차량에 뿌려진 오물. 피해 입은 아파트 입주민 카페


앞서 지난 7월 22일 오후 8시 30분경 한 50대 여성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 아파트 두 곳에 세워진 차량에 치약 등이 섞인 액체를 뿌리고 다닌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한 아파트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다른 아파트로 이동한 뒤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나 이상 증세를 보여 입원 조치됐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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