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헐떡이는데 “격리병상 없다” 진료 거부…환자는 심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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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6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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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50대 남성이 받아줄 병원을 찾다가 치료가 지연돼 목숨을 잃을 뻔했다.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병원은 “격리병상이 없다”라며 남성을 돌려보냈다. 현재 일선 병원에선 체온이 높은 환자,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 등을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으로 분류하고 음압격리병상으로 보내고 있다.

16일 전남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47분경 전남 광양시 광양읍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 A 씨가 호흡곤란으로 힘들어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 씨는 호흡곤란으로 인근 순천의 한 병원을 찾았으나 “격리병상이 없다”며 진료를 거부당했다.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린 A 씨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증상이 악화했고,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구급차에 실려 다시 해당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병원 측은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A 씨를 돌려보냈다.

119구급대는 순천의 다른 병원과 광주의 한 대학병원, 광양의 한 병원까지 인근 병원 총 7곳을 수소문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격리병상이 없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말뿐이었다.

길에서 1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숨을 헐떡이던 A 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A 씨는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최초 이송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호흡 곤란 환자는 코로나19로 응급실로 가지 못해 격리 병상이 필요한데, 이송 가능한 병원이 없어 난감할 때가 많다”며 “미열이 나는 사람마저 병원에선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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