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터뜨릴꼬얌” 실현된 이다영 글…전방위로 터진 ‘학폭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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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2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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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선수가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글.
이다영 선수가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글.
여자 프로배구 이다영 선수(25·흥국생명)가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한 글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다 터뜨릴거야”라고 말한 그의 말대로 ‘학교 폭력’ 고발이 배구계와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다영은 인스타그램에 “어리다고 막대하면 돼, 안 돼? 그런 갑질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해. 존중받을 짓을 해야 존중받고 나이만 먹었다고 다 어른 아니고”라고 올렸다.

이는 팀 내에서 불화설 의혹이 제기된 김연경을 저격한 글이 아니냐는 추측이 오갔다. 이후에도 그는 “곧 터지겠지잉.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 터트릴꼬얌”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트위터에는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고도 게재했다.

결국 이 글은 이다영·이재영 자매의 학폭 논란을 촉발시키게 됐다. 지난 10일 두 선수에게 과거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누리꾼은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 채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가해자가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같은날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송명근·심경섭도 사과→체육계로 퍼진 학폭 의혹
남자 배구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OK금융그룹의 심경섭(왼쪽)과 송명근. 뉴스1
남자 배구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OK금융그룹의 심경섭(왼쪽)과 송명근. 뉴스1


지난 13일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한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28)과 심경섭 선수(30)의 학폭 피해자 글이 올라왔다. 두 사람은 재빨리 가해를 인정하고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의사에 따라 이번 시즌 잔여 경기에 두 선수를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19일에는 박상하 선수(33·삼성화재)의 학폭 의혹이 불거졌으나, 구단 측이 이를 부인했다. 다만 현재 피해를 주장한 글쓴이가 “꿀릴 것 없다, 직접 박상하와 대면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아울러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논란은 야구계로도 번졌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A 씨는 19일 SNS에 현재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B선수에게 “초등학교 시절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선수는 구단을 통해 “이번 일과 관련해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 최종적으로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조병규로 시작된 학폭 의혹→수진·박혜수 등 논란
조병규·수진·박혜수·민규(시계 방향으로)
조병규·수진·박혜수·민규(시계 방향으로)


이번 학폭 고발은 연예계까지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난 17일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22일까지 다수의 연예인이 학폭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조병규는 3년 만에 재차 불이 지피워진 학폭 의혹에 법적 대응 카드를 내놓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럼에도 연이어 학폭 관련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병규는 이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반드시 제 입장 밝히겠습니다”라며 “기다려주세요”라고 남겼다.

지난 21일 학폭 의혹이 불거진 (여자)아이들 수진은 이틀째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누리꾼은 “수진에게 뺨을 맞았다. 이어 나와 내 친구가 서로가 서로의 뺨을 때리게 했다”며 “돈 빌려가서 안 주고 물건 훔쳐썼다”고 이야기했다.

곧이어 이날 가수 진해성과 김소혜, 세븐틴 민규, 배우 박혜수, 김동희 등 연이어 연예인의 학폭 의혹이 쏟아졌다. 그러나 수진과 민규, 김소혜, 진해성, 박혜수, 김동희 소속사 측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밝혔다.

일반인까지 학폭 고발 “나도 당했다”
네이트판에 올라온 글.
네이트판에 올라온 글.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5일 네이트판에는 일반인 남성의 직장까지 직접적으로 거론한 학폭 고발 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항공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괴롭힘 당했던 내 유년시절에 관련된 글”이라며 “공론화 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최근) 가해자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고,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가해자 회사를 태그해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 글은 신고돼 내려간 상태”라며 “사과한다고 내 마음의 상처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폭로를 멈출 생각은 없다. 대가를 꼭 치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그가 전날 블라인드에 게재한 글에는 이같은 폭로와 함께 가해자로 지목한 일반인의 신상이 일부 적혔다. 출생연도와 더불어 신장, 이름 초성 등을 적어둔 그는 “자기 이야기인 줄 알면 사과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다영의 글로 시작된 전방위적 학폭 고발에 이날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다영 SNS는 전설로 남겠다. 결국 다 터졌다”라는 글을 올렸다.

글에는 “실천갑”, “약속갑. 한몸 희생해서 대학폭 고발시대를 만들어냄”, “역대급이긴 하다”, “최소 대전차 지뢰급 폭발”, “올해의 인물”, “2021년을 관통하는 중”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학폭에 대해 “교육부 등과 협의해 학교폭력이 더 생기지 않도록 예방과 선도, 상담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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