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노골적 정치 편향 정연주를 방심위원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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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2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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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정연주 전 KBS사장
2012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정연주 전 KBS사장
차기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정연주 전 KBS 사장 내정설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KBS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KBS노조는 2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서에서 “정치권에 도는 하마평에 불과하지만, 정연주 씨가 유력하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며 “정권이 정 씨를 방심위위원장으로 고려하고 있다면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대의 이유로 ‘공정성’을 들었다.

노조는 “사업 손실 700억 원을 찍을 정도로 방송사 경영자로서 능력은 0점에 가까웠지만, 방심위 위원장에게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으니 경영능력 부족도 이유가 아니다. 퇴직 후 34일 만에 정권의 품에 안긴 공정보도를 부르짖던 자칭 언론인이어서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직이다”며 그런데 “정연주 씨의 메시지는 거의 전부가 ‘조중동’을 향한 공격으로 이뤄져있고, 그것이 이른바 文파의 ‘조중동’ 폐간운동까지 이어지고 있음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고 했다.

또 “겉으로는 ‘조중동’을 비난하지만, 아마도 정연주는 ‘조중동’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을 정도로 그의 ‘조중동’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며 “우리는 ‘조중동’을 옹호할 생각 없지만, 정연주 씨의 비판을 보면 모든 문제는 ‘조중동’만의 문제이며, ‘조중동’으로부터 비롯되고, ‘조중동’이 없어지면 해결될 것 같은 뉘앙스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쪽 정파의 시각만을 대변해왔고, 반대편 시각의 언론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자가 ‘방통심의위 위원장’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KBS노동조합은 KBS 안에 있는 3개 노조 중 하나로 조합원 수가 두 번째로 많고 보수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전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달 말 새로 구성될 방심위원장에 정 전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골적 정치 편향을 드러내 온 정 전 사장을 검토한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철회하라”고 했다.

정 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4월 KBS 사장에 임명됐지만 누적 적자와 법인세 환급소송 취하에 따른 회사손실 초래 등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2008년 8월 해임됐다. 후 해임 절차를 문제삼으며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12년 최종 승소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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