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당선인에 “100% 순종 아니라…” 前美하원의원 발언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1월 6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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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워싱턴주 10선거구 하원의원 후보가 4일(현지시간) 연방 하원 선거에서 당선, 미국 연방 하원에 입성하게 됐다. 스트릭랜드는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계 여성이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사진은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왼쪽)와 모친. (사진=스트릭랜드 후보 홈페이지 캡쳐) 2020.11.05. [서울=뉴시스]
한국계 미국인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워싱턴주 10선거구 하원의원 후보가 4일(현지시간) 연방 하원 선거에서 당선, 미국 연방 하원에 입성하게 됐다. 스트릭랜드는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계 여성이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사진은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왼쪽)와 모친. (사진=스트릭랜드 후보 홈페이지 캡쳐) 2020.11.05. [서울=뉴시스]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이번에 한국계 여성 최초로 미 하원의원에 뽑혀 화제가 된 메릴린 스트리클런드(58·워싱턴·민주)를 두고 “(외모가) 한국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100% 순종이 아니라 아쉽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다. 김 전 의원은 한국계 최초로 3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미국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해 “기분이야 좋지만 한국계라는 게 섭섭하다”며 “여자분은 100% 한국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남편이 흑인이다. 어머니가 한국 여자니까 마땅히 한국계지만 그게 100% 한국사람같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 좀 저거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라 반갑다”면서도 다시 “100% 한국 사람이면 더욱 좋겠는데. 순종, 순종. 저같은 순종이면”하고 크게 웃었다.

스트리클런드 당선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제10 선거구에 민주당으로 출마해 승리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 부친을 둔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순자’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며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자랑스러워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신생아 시절 부친의 근무지였던 서울에서 잠시 살았고 미국으로 건너와 서부 워싱턴주에 정착했다. 시애틀 인근 타코마 시의원 및 시장을 거쳤고 현지 한인사회와 활발한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이후 트위터 등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 전 의원의 발언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누리꾼들은 “자연스럽게 인종차별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한테 ‘순종’이라는 말을 쓰냐”고 지적했다.

또 “이런걸 편집도 안하고 그냥 올리냐”는 방송사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실제 해당 영상은 본방송 뿐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도 이날 오전까지는 그대로 공개됐으나, 오후 12시 이후 삭제됐다.

김 전 의원은 6일 동아닷컴에 “60년간 미국생활을 하다보니 단어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지 못해 적절하지 못한 단어 표현을 한데에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1961년 혼자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차별과 편견을 온몸으로 실감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기에 치열한 미국 정치계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런 경험과 기억을 가진 저에게 이 두분의 당선 소식은 누구보다도 기쁘고 벅찬 뉴스였다”며 “미국 의회에 한국계 의원이 한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익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앤디 김 의원님의 재선과 스트릭랜드 의원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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