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법무장관 부하 아냐…물러날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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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2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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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한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 소임을 다 하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서 하라는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지휘를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률가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거, 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윤 총장은 “일단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만약에 부하라면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라면서 “대검 조직이라는 것은 총장을 보좌하기 위한 참모조직인데, 이렇게 예산을 들여서, 국민의 세금을 거둬서 대검찰청이라는 방대한 시설과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다.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전국 검찰을 총괄하는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라고 하는 것이 정치인의 지휘에 떨어지기 때문에 그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하고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식물총장 얘기도 나오고, 총장 권한을 박탈하고 그러는데, 사퇴하라는 압력 아닌가”라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임명권자(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이 없기 때문에 임기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니까,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기억한다“며 “그 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같은 생각이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특수통이 배제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인사라고 하는 건 인사권자의 폭넓은 재량이 있기 때문에 세세하게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어쨌든 힘이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힘이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여러 가지 불이익도 각오해야 하는 것도 맞다”며 “이게 제도화가 되면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에 누구도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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