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발언에…野 “文정부 비판 속시원” 與 “아전인수”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0월 4일 10시 59분


코멘트
사진=KBS방송화면 캡처
사진=KBS방송화면 캡처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관심을 모았던 가수 나훈아의 추석특집 KBS 공연이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야당은 나훈아가 “속 시원하게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고 주장했고, 여권에서는 “지나친 확대 해석 말라”고 맞섰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실황 공연 도중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제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 추석은 가히 나훈아 추석”이라며 “착한 국민, 지친 국민, 자꾸 눈물이 나는 국민들께 ‘대한민국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며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라고 평했다. 조수진 의원도 “(나훈아 씨가)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며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정치인으로서)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반면, 여권 인사들은 야당의 이같은 주장이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들은 위대하고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는 것이 (나훈아 씨) 발언의 핵심”이라며 “방역 당국의 호소를 조롱하고 8.15 광화문 집회와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나훈아가 말한 ‘말 잘 듣고 잘 따르는’ 국민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나훈아 씨의 발언에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분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며 “나훈아 씨의 발언을 오독하지 말고 오도하지 마라. 한국어를 모르는가”라고 꼬집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나훈아 씨가 TV 공연 중 ‘왕이나 대통령들이 백성과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한 말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거나 ‘문 대통령보다 나훈아로부터 더 큰 위로를 받았다’는 둥 나훈아 씨의 말을 아전인수식으로 떠들기 바쁘다”며 “감사한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