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없다?’ 미국 의사들, 집단 비키니 셀카 올린 이유는…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8월 6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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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Bikini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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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성 의사들이 최근 비키니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나섰다. ‘비키니 입은 사진을 SNS에 올린 의료진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데 대한 항의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혈관외과 학회가 문제의 논문을 게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논문은 환자에게 의사를 선택할 때 SNS를 참고하라고 권하며 의사가 비전문적일 수 있는 몇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논문에서 규정한 기준은 술을 마시거나,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치적 논평을 하거나, 핼러윈 의상·비니키 등 부적절한 의상을 입은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MedBikini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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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발한 여성 의료진들과 의대생들은 메드 비키니(#MedBikini)라는 키워드를 설정하고 자신이 비키니를 입고 찍은 셀카를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한 여성 의사는 비키니를 입은 상태로 환자를 구한 경험담과 사진을 공유하며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긴급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성차별적인 연구가 승인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동안 만연했던 의학계 성차별을 맹비난했다.

비키니 차림으로 응급 환자를 치료중인 여성 의사. 캔디스 마이어(Candice Myhre) 인스타그램 캡처
비키니 차림으로 응급 환자를 치료중인 여성 의사. 캔디스 마이어(Candice Myhre) 인스타그램 캡처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미얀마 출신의 한 여성 의사가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가 의사 면허를 취소당한 일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메드비키니 캠페인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퍼졌고, 많은 여성 의사들의 사진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는 해당 태그를 달고 올라온 사진이 현재까지 2만 1000여개다.

일부 남성 의사들도 동료 여성 의사들에 대한 지지의 표현으로 수영복 입은 사진을 올렸다.

사태 확산에 혈관외과 학회 측은 해당 논문을 철회했다. 학회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의식적, 무의식적 편견에서 비롯된 오류”라고 인정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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