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살은 가해’ 발언 KBS 이소정 앵커에 “하차하라”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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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8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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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를 진행하는 이소정 앵커에게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비판적으로 다뤘다는 이유다.

27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뉴스9 이소정 씨 하차 청원’이라는 게시물이 사전 심사를 거쳐 등록됐다.

청원인은 “이소정 씨는 공영방송 앵커 역할을 함에 있어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 형태의 가해였다’라고 말을 해 현재 경찰에서 확인 중인 사안을 소설의 한 문구로 시청자를 확증 편향에 이르도록 해 방송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전 시장 뉴스에서 피해호소인의 입장을 첫 꼭지에 다루고, 소설의 문구를 인용했다”며 “마치 모든 사안이 결론이 난 것처럼 시청자가 생각하도록 했다”고 썼다.

이 청원은 등록 직후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에 공유됐고, 하루도 되지 않아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앞서도 클리앙, 보배드림 등 친여성향 커뮤니티에는 “반사회적 사이코패스로 의심되는 이소정은 공영방송에서 사퇴하라”, “KBS 9시 뉴스 기더기 앵커녀”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소정 앵커는 지난 16일 방영된 KBS 뉴스9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소설가 정세랑의 소설 내용 중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라는 문장을 소개했다.

그는 “누군가의 죽음이 살아남은 이에겐 돌이킬 수 없는 가해가 된다는 의미다. 이 문장이 수없이 공유됐다는 건 그만큼 공감하는 마음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진실의 무게는 피해자가 짊어지게 됐고 피해자 중심주의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려하던 2차 가해도 범람하고 있다”며 “4년간 뭐하다 이제 와 그러느냐는 한 방송인의 발언이 논란이 됐고, 한 현직 검사는 팔짱 끼면 다 성추행이냐는 비아냥을 보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고통을 염두에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것.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003년 KBS 기자로 입사한 이 앵커는 지난해 11월부터 뉴스9를 진행하고 있다. 지상파 최초로 평일 9시 뉴스 메인석에 여성 앵커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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