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떠나는 배성범 “검찰 정치적 중립 가치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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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0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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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뉴스1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뉴스1
6개월 만에 서울중앙지검을 떠나는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23기)은 10일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담담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안팎으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맡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해달라”고 이임사를 남겼다.

배 지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층 누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작년 7월 부임 이후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석별의 시간이 되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한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며 “하지만 정의와 공정, 인권보호의 가치 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 기대와 질책도 여전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소명에 대한 의지와 실천, 그리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배려하는 마음이라 생각한다”며 “모쪼록 검찰의 최정예인 중앙지검 구성원의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훌륭한 인품과 강직한 자세를 갖추고, 일선 수사에서도 다년간 헌신에 온 분”이라면서 “앞으로 중앙지검이 올바른 검찰, 정치적 중립과 공정을 구현하는 검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 사건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총괄한 배 지검장은 지난 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 났다. 임기는 오는 13일부터다. 표면적으로는 고검장 자리로 승진하는 것이지만, 수사와 관련없는 보직으로 가게 된 것이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서울중앙지검 간부님들, 검사님들, 그리고 직원 여러분!

작년 7월 부임 이후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분들과 함께 땀 흘리며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석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3번이나 근무한 중앙지검을 떠나는 아쉬움이 있지만, 국가 사회적으로 주요한 사건과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범죄 수사에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기에 담담히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팎으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맡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해주시고, 항상 밝고 따뜻한 얼굴로 힘과 용기를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작년 7월 이곳에서,

①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을 부정하게 행사하는 반칙적 범죄와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고,

②공정한 검찰권 행사로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③겸허한 자세로 소통하고 배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날 여러분 앞에서의 다짐이 얼마나 실천되었는지, 이룬 것은 작고 남은 짐은 커보여 떠나는 입장에서 여러분께 미안함이 앞섭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여러분들이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주셔서, 부여된 업무를 대과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지검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의 수사와 공판이 집중되어 있고, 대형 경제사건뿐 아니라 국민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의 진실 규명과 정의 실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지만, 정의와 공정, 인권보호의 가치 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도 여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소명에 대한 의지와 실천, 그리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검찰의 최정예인 중앙지검 구성원의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새로 부임하시는 이성윤 검사장님은 훌륭한 인품과 강직한 자세를 갖추고, 일선 수사에서도 다년간 헌신해 오신 분입니다.

앞으로 중앙지검이 올바른 검찰, 정치적 중립과 공정을 구현하는 검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현안에 쫒기다 보니 여러분과 보다 격의 없이 소통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에 아쉬움이 앞섭니다.

함께 땀 흘리고 고생한 2019년 여름부터 이 겨울까지의 추억은 마음속의 그림으로 남겠지만, 앞으로 어디에서 여러분을 만나더라도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 동안 참으로 고생 많으셨고, 여러분 모두의 건투를,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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