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토트넘)이 한국인 유럽무대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한민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사 레전드로 통하는 차범근 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6)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 프로축구 최다골 기록(121골)을 넘어 123골을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30년간 누구도 깨지 못했던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후배 손흥민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차 전 감독은 7일 포털사이트 다음 스포츠에 게재한 ‘[차범근의 따뜻한 축구] 우리 흥민이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흥민이의 모습을 보면서 참 대견하고 의젓하다는 생각에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고 밝혔다.
차 전 감독은 “차범근을 넘어섰다? 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 내가 뛰었던 분데스리가(독일)와 지금 흥민이가 뛰고 있는 영국 리그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렬해졌다”며 “한마디로 훨씬 힘든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흥민이는 대단하다”며 “거기다 스타는 항상 극적인 상황이 따라오는데, 지금 같은 때에 모두의 염려를 이렇게 말끔히 씻어주는 골을 (보면) 우리 흥민이는 타고난 스타 같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정신적 충격을 이겨낸 손흥민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해 퇴장당했다. 당시 손흥민의 태클에 균형을 잃고 넘어진 고메스는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하면서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고, 이로 인해 손흥민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차 전 감독은 “심리적으로 잔뜩 위축될 수밖에 없는 사건을 이렇게 빨리 극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대단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힘은 주변의 격려와 도움”이라며 “그간 흥민이가 주변에 보여준 긍정적이고 따듯한 마음 씀씀이와 태도가 보답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차 전감독은 “자랑스러운 흥민이”라며 “너를 좋아하는 팬들만큼이나 나도 너를 사랑한다!”며 손흥민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글을 마쳤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세르비아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을 4-0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한국인 유럽 프로축구 통산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며칠 동안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팬과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깨달았다”며 주위에 고마움을 표하는 한편 “이번 사고와 상황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고메스에게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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