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 쇼크 현실화…3월 사업체 종사자 사상 첫 감소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8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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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종사자 22만5000명↓...2009년 통계 이후 첫 마이너스
상용근로자 감소도 사상 최초... 제조업도 2개월 연속 감소
숙박·음식·여행·예술 등 '대면 업종' 코로나19 피해 심각해
서울·경기·대구 지역 사업체 종사자 줄어...세종 등은 늘어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9년 관련 집계 시작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사업체 종사자 수 중 상용근로자 감소도 처음인데다, 제조업은 2개월 연속 근로자수가 줄어드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부른 고용 충격이 통계수치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수는 182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만5000명(1.2%) 감소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폭이 역대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0.9% 증가했다. 그러나 결국 3월에는 ‘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대해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 말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증가폭 둔화, 3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 수 감소 등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월 종사자 -1.2%, 제조업도 감소세로…사실상 전업종 증가폭↓

3월 사업체 종사자 수는 사실상 모든 업종에서 감소했다. 그동안 고용시장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던 제조업마저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지난달에도 하락폭을 키우며 하락 곡선을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19로 접촉을 기피하면서 숙박, 음식업, 교육서비스, 예술스포츠 등 ‘대면 업종’ 전반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숙박과 음식업(15만3000명)의 종사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111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보다 15만3000명(12.0%)이 줄었다. 이는 2월 감소 폭인 5만3000명(4.2%)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10만7000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9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3만8000명), 도·소매업(3만4000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은 모두 지난달 보다 종사자 감소율이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타격을 입은 대표 업종으로 최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추가 지정됐다.

18개 산업별 종사자 수 동향에서 4개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종사자수가 감소했다. 종사자가 늘어난 산업은 광업, 전기·가스 등 공급업, 부동산업, 공공 및 사회보장행정 등으로 비교적 경기를 타지 않는 업종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대면 업종을 포함해 전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약 20%)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서며 사실상 산업 전반에서 종사자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아직까지 제조업에서 대규모 실직이나 상용직 근로자의 대량 해고는 파악되지 않는데, 정부의 고용유지조치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을 견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에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고용유지 대부사업 등을 도입해 제조업 충격이 고용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주 기준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제조업 사업장은 1만 곳을 넘어섰다.

◇상용 근로자마저 감소…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

3월 사업체 노동력의 종사상 지위별로는 지난달 말 상용근로자는 1555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8000명(-0.1%) 줄었다. 상용근로자 감소 역시 2009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상용근로자는 2월 16만3000명이 증가했으나한달새 17만개 자리가 사라져 3월말 하락세로 돌아섰다.

권 실장은 “상용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무급휴직자를 기타 이직자로 분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최근 무급휴직 등이 상당 폭 증가함에 따라 영향을 받아 상용직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일용근로자는 164만8000명으로 12만4000명(7.0%) 줄었다. 기타종사자는 9만3000명(7.9%)이 줄어든 107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노동환경이 취약한 임시·일용직근로자와 기타종사자 등에서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충격이 임시 일용직에 직접적 충격을 준 것으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시작된 고용충격이 제조업과 정규직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종사자는 1535만1000명으로 전월 대비 25만4000명(-1.6%) 감소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체 종사자는 292만7000명으로 2만9000명(1%) 늘었다.

◇채용 밀리고 줄어 3월 입직자 10.9%↓…기타이직은 폭증

지난달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10.9%) 감소한 반면, 이직자는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증가했다.

입직자가 이직자보다 17만1000명이 적은데, 이는 3월 상용과 임시·일용근로자가 2월 보다 해당 수치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2월은 입직자 보다 이직자가 많지만, 3월에는 입직자 수가 더 많은 계절성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3월은 채용을 중심으로 입직자가 감소하고 이직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직자 수가 입직자 수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300인 미만 사업체 입직자는 9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4000명(0.3%) 줄었고, 이직자는 111만1000명으로 20만5000명(22.6%) 늘었다.300인 이상 사업체 입직자는 11만7000명으로 3만2000명(21.8%) 감소했고, 이직자는 10만명으로 5000명(4.8%)이 늘었다.

이직 사유별로 보면 자발적 이직은 35만9000명으로 1만9000명(5.5%), 비자발적 이직은 58만7000명으로 7만4000명(14.5%) 늘었다.

특히 무급휴업 등 일시 휴직이 포함된 기타 이직자는 2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6000명(78.1%) 증가했다. 이달 중순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일시휴직자는 126만 명으로 폭증했다.

권 실장은 “이번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역시 무급휴직 등 일시휴직에 대해 기업들이 고용유지조치를 통해 상당부분 코로나19의 영햐을 버텨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업체 종사자 증감을 시·도별 고용으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전남과 세종은 각각 1만2000명, 5000명이 늘었지만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만5000명, 4만1000명이 줄었다. 코로나19가 휩쓴 대구는 3만2000명, 경북은 1만6000명이 감소했다. 부산도 2만3000명 줄었다.

권 실장은 “현재 정부의 고용안정특별대책 발표와 함께 금융지원 대책 등이 발표돼 진행 중에 있고, 이를 통해 제조업에서 고용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일단 2분기를 버텨내는 것이 정부로서는 가장 중요한 임무로 올해 고용에 가해질 하방압력을 최소화하고 하반기 빠른 반등을 이뤄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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