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령 어기고 해변 나들이 간 뉴질랜드 보건장관 강등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7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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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자전거 타거나 자동차로 가족과 바닷가 갔다가 적발
각료서열 최하위로 강등...재무차관직도 박탈
클라크 장관 "바보처럼 행동했다"

뉴질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봉쇄령을 발령한 가운데 진두지휘해야 할 보건부 장관이 이를 어겼다가 강등됐다.

데이비드 클라크 뉴질랜드 보건장관은 지난달 25일 가택 연금에 준하는 봉쇄령이 발령된 이후 주말을 이용해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고 집에서 20㎞ 정도 떨어진 해변까지 나들이를 갔던 사실이 적발됐다고 7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0위였던 클라크 장관의 내각 각료 서열을 최하위인 20위로 강등했으며 그가 겸임하고 있던 재무차관직을 박탈했다.

아던 총리는 “그(클라크 장관)는 규정을 어겼으며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만 아던 총리는 현재의 긴박한 상황에서 보건장관을 교체할 수 없다며 클라크 장관의 직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정부는 보건 시스템이 단절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클라크는 그의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크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인들에게 역사적인 수준의 희생을 요구한 이 시점에 나는 팀원들을 실망시켰다. 나는 바보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클라크 장관은 7일 뉴질랜드 뉴스토크 ZB 라디오 방송에서 “가족들과 바닷가로 나들이를 했을 때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며 자책했다.

클라크 장관은 “아내가 내게 규칙을 어기지 않았는지 물어봤지만 그냥 그곳에 갔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분명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뉴질랜드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클라크는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보건장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뉴질랜드인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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