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콕’ 신태용 감독, “한국에도 인도네시아에도 좋은 날 오겠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7일 05시 30분


인도네시아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있는 신태용 감독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추면서 4일 귀국했다. 자가 격리 중인 
그는 6일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특유의 긍정적인 자세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인도네시아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있는 신태용 감독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추면서 4일 귀국했다. 자가 격리 중인 그는 6일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특유의 긍정적인 자세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월드 챔피언’ 독일을 꺾으며 큰 감동을 선사한 신태용 감독(50)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세 이하(U-20)와 U-23, 성인 대표팀을 아우르는 총사령관이 됐다.

다만 뭔가를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 스포츠가 ‘올 스톱’ 됐고,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초부터 정부 차원에서 각급 축구대표팀의 일정을 취소시켰다.

3월 말 태국(원정)~아랍에미리트연합(UAE·홈)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2연전을 위해 A대표팀 소집을 준비하던 신 감독으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었다. 결국 지난달 초부터 업무가 거의 없던 그와 코칭스태프는 4일 귀국,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정부 지침에 따른 자가 격리에 나섰다.

가족과의 만남도 미룬 채 경기도 분당의 자택 대신, 타 지역에 마련한 임시 거처에서 철저한 ‘집콕’에 돌입한 그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유쾌했다. 6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답답해도 어쩌겠냐.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마침 출국 전 자카르타에서 받은 간이 검진에서 양성이 나와 귀국이 늦춰진 공오균 코치(46)가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알려와 걱정도 다소 덜었다.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통합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지만 신 감독은 정말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첫 임무는 내년 5월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U-19 선수들을 점검하는 작업이었다. 인도네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할 이번 대회는 현지에서 가장 큰 정성을 들이는 무대다. 관심과 기대가 대단하다.

대회 8강을 꿈꾸는 인도네시아 U-19 대표팀은 1월 중순 발리에서 1차 강화훈련을 했고, 여기서 추려진 이들이 태국 치앙마이로 이동해 2차 훈련에 임했다. 오전과 오후, 심야까지 하루 세 차례 훈련은 어린 선수들에게 생소한 경험이었지만 낙오 없이 잘 따라줬다.

“개인기량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한 신 감독은 멘탈과 체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신체조건은 당장 좋아질 수 없으나 앞선 두 가지 요소는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신력도 흐트러진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당연히 신 감독은 선수단 환경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잘 먹고 잘 쉬는 데 기반을 둔 제안을 적극 설파했다. 실제로 상당 부분이 반영됐다. 소집 기간, 선수들은 5성급 리조트에 머물며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철저한 식단 관리에 따라 같은 재료라도 구이나 삶은 요리를 마련해 불필요한 지방 섭취를 피하게 했다.

“‘스텝 바이 스텝’이다. 급할 이유가 없다. 바꿀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채우며 발전하겠다. 충분히 희망적이다”며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의 긍정적인 내일을 예고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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