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하향 ‘악순환 도미노’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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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대기업 21곳 낮췄거나 검토… 은행업 전체는 ‘부정적’으로 하향
자금조달 비용 증가→실적악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강등이 줄을 잇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들어 신용등급을 낮췄거나 하향 검토 대상이라고 통보한 한국 대기업(금융회사, 공기업 포함)은 21곳이다. 이마트,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등급이 이미 떨어졌다. 이날 무디스는 한국 은행업 전체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출 부실화로 이어진다는 경고다. ‘부정적’ 전망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기 위한 예비 단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2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금리가 상승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늘면 투자심리가 악화돼 등급이 높은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당장 4월에만 6조5000억 원 넘는 회사채 만기 물량이 쏟아지는데 기업들은 신규 회사채 발행(차환발행)을 통해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투자적격 등급인 AA―급 회사채 금리도 2일 현재 2.093%로, 한 달 전 1.6%대에서 큰 폭으로 뛴 상태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자현 기자
#기업 신용등급#코로나19#무디스#실적악화#회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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