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2월 수능…고3 수험생들 “재수생보다 불리” 울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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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는 올해를 포함하면 네 번째다. 국제회의(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2010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자연재난(2017년 경북 포항 지진)으로 각각 1주일씩 미뤄졌다. 올해처럼 감염병 확산에 따른 학사 일정 지연은 초유의 일이다. 2주일 연기도 처음이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을 연기한 것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대학입시 일정도 전체적으로 조정된다. 수시·정시모집 일정은 1주 반~2주 반 정도 뒤로 밀릴 예정이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대입 준비 과정에 상당한 혼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수능에서 재학생과 재수생 차이가 더 벌어지는 걸 우려한다. 일반적으로 재수생은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미 5주가 넘는 개학 연기의 여파로 상당수 재학생은 학습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 온라인 개학을 해도 교사와 학생 모두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 준비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상당수 학교는 원격수업을 강행하는 대신 EBS 수능강의로 대체하려고 한다. 반면 재수생의 경우 대부분 학원에서 입시를 준비 중이다. 대학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온라인 개강을 진행하자 입학 후 재수를 선택하는 이른바 ‘반수생’도 올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재학생이 유리한 수시모집도 올해는 쉽지 않다. 일단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늦춰졌다. 문제는 학생부 반영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재학생은 학기 초 교사와 희망전공에 맞는 비교과활동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또 수업 및 과제를 통해 교과 관련 기재 내용을 챙긴다. 현재로서 재학생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등교 개학 후 학생부 및 수능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현실이다.

원격수업의 격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는 출석 수업(등교 개학) 이후 하는 게 원칙이나,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교사가 수업태도나 참여도를 관찰할 수 있다면 기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쌍방향 원격수업 역량을 갖춘 학교가 많지 않다는 것. 일부 학교만 원격수업 결과를 학생부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학부모 A 씨는 “비상상황에도 미리 개학 후 활동계획을 수립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에 학생부 내용의 수준차이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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