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반대’ 서스틴베스트 자문 중립성 논란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3월 17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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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ISS·KCGS와 반대 의견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회장
강성부 KCGI 대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발기인
서스틴베스트, 조현아 3자 연합 이사후보 ‘모두 찬성’
한진그룹 “형평성 잃고 신뢰할 수 없는 자문” 지적

국내 의결권 자문업체 서스틴베스트가 17일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를 권고한 가운데 해당 자문사 류영재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스틴베스트의 의안분석 자격에 대한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는 각각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회장과 발기인을 맡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14일과 17일 한진칼과 KCGI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고 공개토론회가 성사되지 않자 27일 공개적으로 질의를 했다. KCGI 역시 2월 17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한진칼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에게 공개 토론회 참석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 ISS, 국민연금 자문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이 제시한 의견과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다. 한진칼 측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와 ‘주의적 찬성’ 의견을 권고한 반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반도건설, 사모펀드 KCGI 등 이른바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강성부 KCGI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반면 ISS와 KCGS는 한진칼 측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경험 중복을 제외하고는 모두 찬성 입장을 전했다. 3자 연합 측 후보의 경우 ISS가 찬성을 권고한 김신배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반대 또는 모두 불행사 의견을 권고했다.

한진그룹은 공식 입장을 통해 서스틴베스트 의견은 객관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당 자문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형평성을 잃고 3자 연합 쪽으로 편향된 자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스틴베스트는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박영석 사외이사 후보의 경우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기 때문에 직무에 충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이와 관련 3자 연합이 추천한 김신배 후보는 포스코와 푸르덴셜생명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데 찬성을 권고하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한진그룹은 비판했다. 또한 김신배 후보 외에 일부 후보도 다른 업체에 재직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서스틴베스트가 3자 연합 쪽으로 기울어진 일방적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자문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공정성이 생명인 의결권 자문업체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에 합당한 중립성을 갖췄는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사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에 합세해 한진그룹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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