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어 최전선 병원에도…마스크 수급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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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어 최전선에 있는 병원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우선 공급하느라 원내 행정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지난달 말 일회용 수술용 마스크(덴털 마스크) 약 20만 개를 구입한 이후 한 달 가까이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지역 확진환자가 폭증한 데다 중국이 마스크 수출을 차단한 데 따른 것. 25일에야 대구시의사회로부터 KF94 보건용 마스크 2만 개를 겨우 지원받았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지역 거점병원이다. 현재 남은 마스크 재고는 이날 받은 KF94 마스크까지 합쳐 약 5만 개. 병원은 의료진에 제공하는 마스크를 하루 8000개에서 4000여 개로 확 줄였다. 그나마 확진자나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 필수로 쓰는 N95(방역용) 마스크는 재고가 1000개에 불과하다. 병원 관계자는 “대구시가 오늘 700 여개를 추가 공급해준 것이지만 하루 사용량이 300개나 돼 사나흘이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고신대복음병원도 덴털 마스크 재고가 7만 개밖에 남지 않았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 2000명에게 하루 7000개씩 나눠 줘도 열흘밖에 버티지 못한다. 병원 관계자는 “오늘 긴급회의를 열어 외래환자들에게는 마스크를 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대병원은 의료진이 아닌 행정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행정직원들은 스스로 마스크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병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매일 오전마다 물류팀이 마스크 수급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빠듯하기는 마찬가지. 병원 관계자는 “직원과 외래환자, 보호자까지 원내 하루 유동인구가 2만 명이다. 이번 주도 마스크 물량이 부족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생산·판매신고제를 수술용 마스크까지 뒤늦게 확대하기로 했다. 25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6일 0시부터 시행되는 긴급수급조정조치에 수술용 마스크를 포함시켜 의료현장에서 마스크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사지원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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