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대만, 여행 주의지역에 한국 첫 지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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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일본-태국과 같은 1단계… ‘여행때 예방수칙 지킬것’ 권고
카자흐-투르크 등 일부 국가선 ‘한국發 입국자’ 방역조치 강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대만 정부가 21일 한국을 여행 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일부 국가는 한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질병관리서는 이날 한국을 여행 1급 주의 지역으로 새로 편입시켰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여행 주의 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대만이 처음이다. 대만의 여행 경보 대상 지역은 가장 낮은 1급부터 최고 3급까지 나뉘어 있는데 한국은 일본, 태국과 함께 1급, 싱가포르는 2급,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는 3급으로 지정된 상태다. 대만 정부는 1급 지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현지 예방수칙을 따르도록 권고하고 있다.

앞서 19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홍콩과 일본에 대해 1단계 여행 경보(주의)를 발령했다. 1단계 경보는 ‘일반적인 주의’가 필요한 가장 낮은 단계의 경보다. CDC는 중국에 대해서는 지난달 27일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하는 최고 단계의 3단계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미국 CDC가 한국에도 여행 경보를 발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DC는 한국을 중국 본토와 홍콩, 일본,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과 함께 ‘지역사회 확산국(Apparent Community Spread)’에 포함시키고 있다. 최희정 이화여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경로 확인이 안 되는 사례가 늘면서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CDC와 별도로 미 국무부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서는 지난달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4단계 여행 경보를,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서는 지난주 ‘강화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하는 2단계 여행 경보를 내렸다.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에서 입국한 사람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코로나19 증세 유무와 관계없이 자국에 입국하는 한국인을 병원에 격리 조치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한국, 일본, 태국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24일간 의료진의 방문 검진이 포함된 ‘의학적 관찰’을 실시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소국 키리바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나타난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추가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국 정부는 감염 정도를 ‘경계’로 유지하고 있지만, 최상위인 ‘심각’에 가깝다고 본다. 필리핀 등에서도 사망자가 나왔지만 한국은 사망자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로 인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여행 주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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