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사드 성능 개선에 예산 1조 배정…발사대 이동도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3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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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미국 본토와 괌, 한국 등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성능 개선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사드의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10일(현지 시간) ‘2021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에 따르면 MDA는 7곳에 배치된 사드의 포대 및 훈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1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MDA는 “우리는 한반도의 미사일 방어 능력 통합을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가 완료되면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용해 주한미군이 어떤 새로운 능력을 갖추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3가지 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겠다”며 사드 발사대와 포대 분리를 거론했다. 힐 청장은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를 원격조정하거나 (방어 범위를) 늘리기 위한 역량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사드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대를 뒤로 놓거나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요구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2021년에도 또 다른 테스트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군 측은 이미 한국군에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거나 패트리엇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하는 계획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경북 성주기지의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떨어뜨려 발사대를 평택 등 북쪽으로 이동시키려 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드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북한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간에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사드) 성능 개선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면서도 “국내에서 발사대 이동 배치 등 문제에 대해 우리 군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맨체스터·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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