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홍기 바이러스’ 패러디 덴마크 신문 만평에 中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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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도 무함마드 풍자 논란… 中 사과 요구에 “표현의 자유” 일축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이 게시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풍자 만평. 윌란스포스텐 홈페이지 캡처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이 게시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풍자 만평. 윌란스포스텐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언론사가 이를 비판하는 만평을 실어 중국 정부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2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은 전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별을 바이러스 입자로 바꿔 그린 만평을 실었다.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발발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평 제목도 ‘코로나바이러스’였다.

주덴마크 중국대사관 측은 성명을 내고 “해당 만평은 중국에 대한 모욕이며 중국 인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언론 자유의 윤리적 한계선을 넘었다”며 해당 신문사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야코브 뉘브로에 윌란스포스텐 편집장(55)은 “우리는 중국을 모욕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다양한 풍자 그림이 일부 개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신문 편집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며 “우리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사과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43)도 중국대사관의 사과 요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이날 사회민주당 회의에 앞서 “덴마크에는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풍자 그림에 대한 강력한 전통이 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덴마크에는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릴 자유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중국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윌란스포스텐은 앞서 2005년에도 무함마드 풍자 만평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천국에 도착한 자살폭탄 테러리스트를 환영하는 그림이었다. 당시 무슬림들은 신성 모독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부 아랍 국가는 덴마크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며 대사관을 폐쇄하기도 했으나 덴마크 정부는 언론의 자유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당시 일부 무슬림이 신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덴마크#풍자 만평#중국#오성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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