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를 마치고 출근 첫날. 마스크 부대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를 점령했습니다. 설날 밥상에 둘러앉아 가장 많이 나눈 얘기는 아마도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일겁니다. 뉴스의 이미지를 쫓는 사진기자들도 아침부터 바빠졌습니다. 사진기자들이 전송한 사진에는 거의 대부분 마스크가 등장합니다. 마스크로 가려진 시민들의 표정에는 전염에 대한 두려움이 감지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 동망(東網) 등의 매체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집계를 인용해 전국 30개 성시자치구에서 우한폐렴에 감염된 확진환자가 크게 늘어나 이날까지 4433명에 이르렀고 우한에서만 전날 2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평택에서 4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보건 당국에 의하면 감염증 네 번째 환자(55·남성)는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합니다.
설 연휴가 끝난 28일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79개교, 중학교 26개교, 고등학교 8개교가 개학했습니다.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집단 감염을 우려해 개학을 연기해야한다는 학보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비상사태에 돌입한 정부도 유관 기관과 함께 하루 종일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했고, 홍남기 부총리는 총 208억원의 방역 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종일 취재한 사진들은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가 정점을 찍었을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없는 게 없을 정도 입니다. 그만큼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른 공포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증시 패닉, 분주한 병원, 대중교통, 다중 시설, 각종 행사 취소 등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시계를 2015년 당시로 되돌려 놓은 듯 합니다.
언론 매체도 이번 사태에 대해 자극적인 기사 생산을 자제하고 과도한 취재 경쟁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개개인도 손 세정,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다중 시설 이용을 자제한다면 이번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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