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남북관계 개선, 美 지지 확인”…北의 개별관광 호응 여부는 미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9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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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출국한 이 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미 행정부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 News1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출국한 이 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미 행정부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 News1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서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 후 17일(현지 시간) 특파원들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무부가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미국은 남북협력을 지지한다”는 문장을 앞세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 본부장이 비건 부장관과 조율한 내용이라는 점도 공개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같은 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기여를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과의 협의는 어떻게 하면 북한의 도발을 막고, 북한을 대화로 다시 불러낼까 하는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남북관계 개선 협의 역시 이런 맥락에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협의를 속도감 있게 빨리빨리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통일부가 금강산 개별관광 등 남북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면 워킹그룹을 통해 이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관광객들이 휴대전화나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을 가지고 들어갔다가 대북제재에 걸려 피해를 볼 가능성 등에 검토 및 대응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 남북경협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와 싱크탱크를 포함한 워싱턴의 전반적인 기류는 ‘북-미보다 앞서나가는 남북관계’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박’ 노선이 흐트러지고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 북한이 한국 정부가 추진 하는 개별 관광에 호응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북-미 간 뉴욕 채널은 여전히 가동되고 있지만 미국의 대화 재개 제안에 북한은 아직 아무런 답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강경한 분위기와 다소 결이 다른 최근 국무부의 반응은 두 북핵 협상대표의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게 한미 외교가의 공통된 평가다. 비건 부장관은 17일 저녁 이 본부장을 자택으로 초대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만찬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부장관으로서 바빠진 일정에서도 이 본부장을 각별히 챙겨 주변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본부장의 설명과 설득에 일단 호응해준 비건 부장관의 반응이 세부적인 실무 논의에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대북제재 주무부처인 재무부의 제동 및 내부 강경파들의 제재완화 반대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2017년 남북 철도 연결사업 추진 당시 불거졌던 양국 간 균열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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