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살 키로 간다’ 진실은?…초등은 키로 중·고등 비만 심화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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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팀, 12년간 2540명 성장 지표 측정
"중학교 이후 비만-정상체중간 신장 차이 없어"
소아청소년 비만 주요 원인은 부모 식습관 등

‘어릴 때 찐 살은 다 키로 간다’는 속설은 사실일까.

초등학교 때 비만인 아동의 키는 중학생이 되면서 정상체중 아동과 비슷해진다는 장기간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면 청소년기를 거칠수록 비만 정도만 더 심해졌다.

질병관리본부와 강북삼성병원은 13일 오후 2시 강북삼성병원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 현황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코호트 연구는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장기적으로 조사·관찰하는 연구다.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는 2005년 과천시 4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서울 중구와 경기도 안산, 안양, 수원 지역에서 올해로 15년째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대상자들은 올해 성인기(22세)에 들어섰다. 지난해 기준 4086명(누적)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비만과 신장 사이 연관관계는 질병관리본부 ‘소아 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를 통해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강재헌 교수팀은 1998년생 2540명의 12년동안 신체 성장 지표들을 매년 측정한 결과 아동기 비만이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남녀 모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때까지는 비만 아이가 정상체중 아이보다 키가 컸으나 중학교 1학년부터는 평균 신장상 별 차이가 없었다. 비만 아동이 초등학생 때는 또래 아이들보다 클지 몰라도 결국 중·고등학생 땐 비슷해진다는 얘기다.

반면 초등학교 때 비만인 경우 청소년기에도 지속해서 비만 정도가 유지돼 학년이 올라갈수록 정상체중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강재헌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비만이 청소년기 대사증후군과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지고 초등학교 때 비만한 경우 청소년기에도 지속적으로 비만해 정상체중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소아청소년기 비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박경희 교수팀은 대사증후군이 없던 6~15세 소아청소년 1309명을 6년 동안 추적했더니 31.3%인 410명의 소아청소년에서 대사증후군이 발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은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복부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고혈압 등을 유발하는 성인병이다.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아일 때 이미 과체중 이상으로 비만이거나 부모가 심혈관질환 병력을 가진 경우, 평소 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거나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았다.

또 소아청소년 비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으로는 부모의 식습관, 패스트푸드 과잉섭취, 탄산음료 섭취, 과도한 스크린 시청 시간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비만 현황, 국내외 국가정책, 코호트 주요성과 공유, 해외 유사 연구와의 비교 등을 통해 ‘소아청소년 코호트 현황 및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크게 소아청소년 비만의 건강 역할과 소아 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를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소아 비만 및 대사질환 코호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을 장기적으로 추적조사 한 연구로서 매우 가치가 있으며 소아 비만 예방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성질환은 발병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책으로 건강한 식생활 및 주기적인 신체활동이 중요하다”며 “행정기관-의료기관-지역사회-학교-가정 등을 연계한 비만 중재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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