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셔쓰의 사나이’ 작곡가 손석우 별세…향년 99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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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1호 작곡가'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의 작곡가 손석우(99) 옹이 12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1920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1년 작곡가 김해송의 추천으로 조선연예주식회사에 입사, 조선악극단 음악부 소속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1950년 6·25 동란과 피난시절, 미군클럽무대에서 활동하며 번안곡 ‘꿈속의 사랑’을 비롯해 작사, 작곡, 편곡을 했다. 작곡가 박시춘과 손잡고 ‘청춘 고백’, ‘물새 우는 강 언덕’ 등을 작사하기도 했다.

KBS 전속악단 결성에 참여, 가요방송 지휘자로 활동했다. 1950~60년대 가요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방송가요’를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 드라마 주제가 제1호인 송민도·안다성의 ‘청실홍실’과 1957년 히트해 소설과 영화로까지 제작된 ‘나 하나의 사랑’, 그리고 ‘꿈은 사라지고’, ‘나는 가야지’, ‘검은 장갑’,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을 선보였다.

1960년대 이후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꾼 것으로 평가 받는 한명숙의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를 비롯해 남인수의 ‘청춘고백’, 손시향의 ‘이별의 종착역’, 최희준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특히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는 1965년 프랑스 샹송 가수 이베트 지로가 내한해 한국어로 불렀고, 손옹의 요청으로 우리말로 레코딩하면서 ‘한류 1호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가수 하마무라 미치코는 이 곡을 일본어로 불러 대히트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하던 1970년대 ‘형식 파괴‘적인 곡들을 선보였다. 1980~90년대에는 ‘자유로운 사고’의 곡들을 내놨다. 고향 장흥에 ‘손석우 노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광복 이후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중음악, 즉 K팝의 원형을 구축했다”면서 “‘평생 사랑만 하며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정도로 아름다운 노랫말과 멜로디, 노래마다 감성이 살아 있다”고 평했다.

유족으로 아들 혜민씨 등이 있다. 빈소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15호실, 발인 14일. 02-3410-3153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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