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삼성 견제?…재팬디스플레이에 5000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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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6일 0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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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에 전략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와 일본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재팬 디스플레이’(Japan Display Inc, JDI)에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제안했다.

이번 투자에는 애플에 노트북을 제조 납품하는 대만의 위스트론(Wistron)과 홍콩계 펀드인 오아시스 메니지먼트(Oasis Management)도 각각 5000만달러, 1억8000만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투자금은 4억3000만달러(약 5000억원)지만 이 액수는 향후 조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JDI는 2012년 일본 정부의 주도로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디스플레이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회사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업체들에 밀리고 주력인 애플향(向) 디스플레이 매출이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악회되면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순부채액이 772억엔(약 820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자금난이 계속되자 JDI는 과거 디스플레이 1위라는 자존심을 접고 지난 8월 중국과 홍콩 펀드가 참여한 컨소시엄으로부터 800억엔을 지원받기로 했었다. 하지만 그중 630억을 지원하기로 한 중국계 하베스트 펀드가 돌연 투자 계획을 취소하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해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패널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사를 다원화 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업체를 다변화할 수록 단가 협상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단가 등의 이유로 공급선을 이원화 하는 건 애플이 계속해서 유지해왔던 전략”이라며 “현재 JDI에서 공급받는 LCD의 원활한 공급과 향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급까지 염두에 둔 투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JDI는 11월말까지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기권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JDI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현재의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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