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저 월담’ 배후 있나…휴대기기 조사 돌입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3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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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추적 후 사무실 압수수색…서류 등 확보
약 7시간25분 영장 집행…항의에 지연되기도
침입 지시 경위 파악…"평화이음 수사는 아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의 주한 미국대사관저 무단침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들의 사무실에 대한 강제수사를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배후 규명에 나서는 모양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 사무실에서 압수한 휴대기기 속 내용과 관련 서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25분께부터 오후 5시50분께까지 이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평화이음은 담을 넘어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대진연 회원 등이 사무실로 이용한 곳이다. 경찰은 동선 추적 등 수사를 진행하면서 무단침입 등 불법 행동의 진원이 이 사무실이었다고 보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항거하는 대진연 측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압수수색이 지연됐으며, 본격적인 집행은 오전 11시20분께부터 약 6시간30분간 이뤄졌다.

이와 관련, 경찰이 이 사건만으로 압수수색까지 감행한 것을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토대로 경찰이 조직의 배후를 확인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대진연은 실체가 모호한 단체로 분류돼 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내용과 주변인 조사 등을 토대로 대사관저를 침입한 이 사건과 관련한 지시 경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수사가 평화이음과 대진연 사이의 연결고리를 전제하고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배후 수사만 진행 중이며, 평화이음을 상대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진연은 지난 18일 사다리를 타고 미국 대사관저로 들어가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친 대학생들이 속한 단체다.

당시 경찰은 19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연행했고 이 가운데 4명을 지난 21일 구속했다. 연행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흉기와 새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 협박편지가 든 택배를 보낸 혐의로 기소된 유모(35)씨도 이 단체 소속이다. 유씨 또한 조사 때 진술을 거부했으며,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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