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감금가족 가장은 전 통일교도…교단 “30년전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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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8일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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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츄어리 교회의 예배 장면. 가운데 왕관을 들고 문형진 교주가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생츄어리 교회의 예배 장면. 가운데 왕관을 들고 문형진 교주가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종말을 기다리며 자녀들을 9년간 감금한 것으로 보도된 네덜란드 가족의 가장이 전 통일교도로 알려졌다.

18일 데일리 메일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찰은 전날(17일) 이번 사건과 관련 게릿 얀 반 도슨(67)을 ‘감금혐의’ 등으로 추가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도슨은 네덜란드 북동부 드렌트주 외딴 농가에서 발견된 16~25세사이 남매 5명의 친아버지로서 농가 주택을 임대한 당사자이다.

앞서 경찰 농가 수색시 침대에 누운 채 발견된 50대 남성은 오스트리아 국적의 요셉 브루너(58)로 한때 도슨 가족과 이웃으로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수인 브루너가 도슨 가족과 함께 왜 은둔 생활을 하게됐는지, 또한 감금 생활의 주모자인지 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한편 아버지 도슨은 ‘세계평화통일가족연합(통일교)’ 신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측은 현지언론에 “가족 감금에 특정 종교나, 사상이 작용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네덜란드 통일교단은 도슨이 신도였지만 정신병을 앓으며 1987년 교회를 떠났다고 말했다. 통일교 신자인 도슨의 형제 또한 1984년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단은 도슨가족과 함께 지낸 브루너에 대한 신도 기록은 없다고 확인했으나 한때 그를 알던 이웃들은 브루너가 1990년대 군대에서 제대한후 교회(통일교)에서 도슨가족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기억했다.

브루너는 주로 은둔 농가에서 밭일 등 외부 일을 맡아왔다. 농가의 인근 주민들은 브루너가 접촉을 기피했으나 ‘오스트리아인 브루너’로 이웃사이에 불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매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알 관에 황금 자동소총을 든 문형진 교주. © 뉴스1
총알 관에 황금 자동소총을 든 문형진 교주. © 뉴스1

한편 경찰 조사가 진행되며 가족을 둘러싼 의문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지만 동기 등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조사 결과 도슨 가족은 드렌트로 오기전 하셀트에서 살았으며 현재도 인근 소도시에서 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가 수색에서는 수만 유로의 현금 다발도 나와 출처를 캐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의 존재는 남매 중 장남이 몰래 빠져나와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아주 어릴 때부터 감금 생활을 해 온 남매들은 자신들 외에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통일교는 문선명 교주 사후 부인 한학자 총재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한때 교회의 후계자로 지목된 7남 문형진이 이탈해 ‘생츄어리(sanctuary) 교회’를 별도로 세웠다. 한국명 ‘세계평화통일성전’을 내세운 이 교회는 ‘안식·대피처’라는 이름대로 사탄으로부터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한 총기 휴대를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교주와 신도들이 총알로 만든 관을 쓰고 AR 공격용 자동소총을 든 채 예배를 보고 집단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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