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난에 도넘는 악플…“비뚤어진 NO재팬” 우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4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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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기준 日사망자 31명·실종자 14명
국내 온라인상 조롱·비꼬는 의견들 잇따라
"정치와 구분, 빠른 정상화 기원" 목소리도
"정치와 별개…피해자 공감하는 모습 필요"

대형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 중심부를 강타하면서 수백명의 사상자를 낳은 가운데, 국내 온라인상에는 이같은 상황을 비꼬는 식의 악성 댓글이 연달아 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기준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사망자는 31명으로 늘었고 실종자 수도 14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86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소식에 국내에는 인터넷을 위주로 “잘 됐다”는 취지의 조롱 의견들이 다수 표출되고 있다.

이날 닉네임 ‘tp**’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쩐다 쩔어, 실종 사망 엄청 나왔겠는데”라며 “역시 한국 방파제 역할 제대로 한다”는 글을 올렸다.

‘gogu****’를 쓰는 네티즌은 “아베는 그냥 재앙이네요. 하늘이 얼마나 노했으면 저 지경에 이를까요. 자업자득”이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하기비스로 피해를 입은 일본 지역 관련 보도에는 “일본은 우리 대신 신이 자연을 통해 벌을 준다”, “일본 원숭이들은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신이 노한거다, 큰 천벌을 받아야 한다” 등 비꼬는 식의 글들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를 두고 인재 소식에는 애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닉네임 ‘joyo****’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국인으로서 이웃나라 일본의 태풍 피해에 안타깝다”며 “빠른 피해 복구를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또다른 네티즌 ‘kd91****’도 “일본의 태풍 피해가 안타깝다”며 “한일 관계 나쁜 게 국민 탓이 아니다. 위정자들과 정치꾼들 때문인데 괜히 국민들만 애달프다”고 올렸다.
이밖에도 “정치는 정치이고 목숨은 목숨인데, 이를 보고 인과응보라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국민 양극화에도 일본 태풍피해는 안타까운 소식”,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원한다” 등 안타까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일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의 정부 정책과 재난 현상은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일 간 갈등에서 오는 단기적인 감정”이라며 “인류적 재앙의 문제와 내셔널리즘(민족주의)에서 오는 국익 갈등과는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다만 세계 시민적 맥락에서 볼 때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같은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면 좋은데, 감추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일본은 이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구하는 쪽으로 가야 하고, 우리 국민은 휴머니즘 맥락에서 이번 피해에 대해 애도해 성숙한 시민들이 많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아베 정부의 정치와 태풍으로 피해보는 일반 일본 국민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국가와 정치를 초월해서 피해 입은 이들에 대해 공감해주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O재팬’이냐 ‘NO아베’냐의 논란이 있던 것처럼, 일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이웃국가로서 일본 국민들에 대해서 공감하고 유대감을 갖는 것에 대해선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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