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고진영의 안방 포효…통산 10승 쾌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5시 30분


시원한 ‘술 세례’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가운데)이 13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끝난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맥주 세례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는 세리머니로 ‘소맥’을 마신 뒤 “소주량이 조금 아쉬웠다”고 색다른 소감도 곁들였다. 사진제공|KLPGA
시원한 ‘술 세례’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가운데)이 13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끝난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맥주 세례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는 세리머니로 ‘소맥’을 마신 뒤 “소주량이 조금 아쉬웠다”고 색다른 소감도 곁들였다. 사진제공|KLPGA
세계 1위는 역시 달랐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안방에서 포효했다. 3년 전 자신을 ‘메이저 퀸’으로 만들어준 무대에서 세계 정상다운 기량을 뽐내며 국내 골프팬들에게 더없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고진영은 13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36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기존 선두자리를 끝까지 지켜내고 3언더파 28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 통산 10승째이자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후 세계랭킹 1위라는 위상을 안고 다시금 맛본 감격이다.

● 안방에서 통산 10승 포효

그간 수 없이 올라선 정상이었지만 이번 우승은 고진영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골프 인생이 달라진 무대가 바로 이 대회이기 때문이다.

2014년 프로로 데뷔한 고진영은 2016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패기를 잃지 않은 21살 신예를 눈여겨본 하이트진로가 고진영에게 메인 스폰서십을 제안했고, 이듬해 3년 총액 15억 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새로운 둥지로 향한 고진영은 이후 쉼 없이 가속도를 냈다. 2017년 2승을 추가한 뒤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미국행 티켓을 따냈다. 이듬해 미국으로 떠난 고진영은 바쁜 일정에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만큼은 결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공동 36위로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정상을 밟으면서 세계 1위의 존재감을 뽐냈다.


● 세계 1위다운 안정감

지키는 골프의 정수를 마음껏 보여준 하루였다. 공동 2위 김하늘과 유해란, 지한솔을 1타 차이로 앞선 3언더파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이 스코어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경쟁자들의 얼굴만 계속해 달라질 뿐이었다.

이븐파 나희원이 초반 버디만 3개를 낚으며 공동선두로 올라섰지만, 고진영은 4번 홀(파5) 버디로 한 발 멀어졌다. 이어 지한솔과 이소미 등이 공동선두로 고진영을 압박하면서 팽팽한 기 싸움이 계속됐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세계랭킹 1위가 아니었다. 11번 홀(파3)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1타를 잃은 고진영은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파 행진을 이어가면서 선두를 지켰다. 반면 경쟁자들은 난이도 높은 후반 홀들에서 타수를 잃고 우승 대열에서 이탈했다.

살얼음판 승부는 17번 홀(파4)에서 갈렸다. 마지막 공동선두였던 유해란이 더블보기로 고개를 숙였고, 같은 챔피언조에서 이를 지켜본 고진영은 18번 홀 챔피언 파 퍼트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여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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