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벽 깨졌다…한국 최초 여성 장제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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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3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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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축산고 14기 졸업생인 손혜령씨가 최근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한 ‘제8회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 시험(장제사 3급)’에 당당히 합격했다. /© 뉴스1
한국경마축산고 14기 졸업생인 손혜령씨가 최근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한 ‘제8회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 시험(장제사 3급)’에 당당히 합격했다. /© 뉴스1
그동안 금녀의 영역이었던 장제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 장제사가 탄생,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전북 남원 한국경마축산고에 따르면 14기 졸업생 손혜령씨가 최근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한 ‘제8회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 시험(장제사 3급)’에 당당히 합격했다.

장제사는 말의 건강상태, 용도 등을 고려해 편자를 만들거나 말굽에 편자를 장착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능공이다.

그동안 국내 경마계에는 기수와 조교사로 활동하는 여성들은 다수 있었으나 거친 도구와 장비를 다루는 장제 분야는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손씨는 한국경마축산고 재학 시절부터 교내 장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며 장제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발굽 질환으로 안락사당하는 말들을 보면서 가슴 아팠고, 장제의 중요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말의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포부도 더해졌다.

손씨의 이 같은 꿈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구체화됐다. 2017년 첫 도전에서 실패한 이후 오히려 정제사의 꿈을 위해 매진했다.

올해 5월부터는 한국마사회 장제 교육생으로 활동하며 실질적인 장제 교육과 실기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장제의 영역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손씨는 결국 한국 최초의 여성 장제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손씨는 “여자가 장제사에 도전한다고 하니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도움을 준 이들도 정말 많았다”며 “특히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들의 많은 가르침이 있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씨는 10월까지는 한국마사회 교육생으로 남은 장제 교육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며, 이후 해외 말산업 선진국으로 나가 선진 장제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를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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