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코 경산상 “한국과 대화 위해서는 신뢰회복부터 이루어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2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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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달 12일 한일 간 과장급 실무 회담과 관련해 ‘한국 측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해주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내걸고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일 간 국장급 대화에 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일 외교소식통들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세코 경산상은 22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달 12일 경제산업성 회의실에서 열린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를 거론하며 설명회 전 한국 측에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밝혔는데 한국 측은 협의라고 밝혔고 (수출규제의) 철회도 요구했다”며 “한국과 대화를 위해 우선 신뢰회복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이튿날 하네다 공항에서 귀국 전 기자회견을 열고 “실무 회담이라고 해도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난 것이어서 양자 협의로 보는 게 더 적당하다고 (일본 측에) 주장했다”며 “원상회복, 즉 철회도 요구했다”는 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했다.

세코 경산상은 최근까지 공식 석상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측이 7월 12일 문제를 정정하지 않는 한 한국과 협의는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주장해왔다. 한 한일 외교 소식통은 “세코 경산상이 7월 12일 건을 문제시하는 것은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출 규제 등 일련의 경제 조치 발표 때도 일본 정부는 “한국을 신뢰 할 수 없다”며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세코 경산상은 반면 최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에 상응하는 한국의 일본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로 일본을 제외 시켰는지 묻고 싶다”며 반문했고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냉정히 대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공식적인 의견표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과 대화를 하겠다며 손을 내민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자신이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일 뿐 기존 입장과 동일해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안도 히사요시(安藤久佳)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은 최근 한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룹A(백색국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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