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고노 간극 재확인…수출규제·지소미아 접점 못 찾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1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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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이 3주 만에 다시 만났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간극을 재확인하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돌아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약 35분 동안 중국 베이징(北京)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을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각의 결정을 강행한 데 대해 재차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상황의 엄중함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지금이라도 해당 조치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이 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해야 한다는 자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자, 강 장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수출규제 당국 간의 대화가 조속히 성사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외교당국이 가능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또 고노 외무상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일측 입장을 언급한 데 대해 강 장관이 우리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일 양자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노 외무상의 태도는 변화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공식 입장 있는 거니까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한일 외교당국 간 대화를 복원 시켜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수출 규제 당국 간 대화를 복원하는 게 키포인트다”면서 “외교 당국간 대화를 이어가자는 공감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해 먼저 물었고, 강 장관은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외무상이 먼저 지소미아 얘기를 꺼냈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렇다”면서 “일측의 문의에 대해 우리측은 검토 중이라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인식을 전달하고 일본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날 한일 양자회담은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이날 회담이 끝난 직후 굳은 표정으로 회담 결과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대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강 장관은 지난 20일에도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해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번 한일 양자회담은 오는 24일 지소미아 연장 결정 시한과 28일 일본의 백색국가(수출우대국) 배제 조치 발효 등을 앞두고 열리는 양국 고위 당국자 간 사실상 최종 담판이었다. 앞서 한일 외교장관은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놓고 충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이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한일 갈등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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