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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할 때 들어가라”…효성 조석래 회장 ‘선견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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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할 때 들어가라”…효성 조석래 회장 ‘선견지명’

뉴시스입력 2019-08-20 16:40수정 2019-08-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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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탄소섬유 등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2000년대 초 탄소섬유 독자개발을 지시한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선견지명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탄소섬유는 1980년대부터 이미 상당수의 국내 연구소와 기업이 관심을 두고 있었으나 일본 등 기술을 가진 선진국 일부 국가들의 철저한 기술 보안관리 대상이었고, 관련 시장도 성숙되기 전이어서 ‘불모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조석래 명예회장과 효성 경영진들은 미래 성장 가능성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아무도 안 할 때 들어가라”고 지시하는 등 열정적으로 탄소섬유 기술 연구에 전념하도록 지원했고, 효성은 2000년대초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했다.

조 명예회장은 당시 탄소섬유의 원료인 탄소는 석탄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탄소섬유 중간 복합재 등 최종 제품에 적용될 경우 그 가치가 수 백배 커질 것으로보고 10여년간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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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한 일본인 지인은 조 명예회장에게 “탄소섬유 개발에 이제야 뛰어드는 것이 위험할뿐더러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면 수십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하는 등 주변의 만류도 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등 선진 업체들은 효성에 은근히 기술 제휴를 제안하기도 했다. 독자기술 개발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하면 수익도 날 것이라는 제안이었다. 국내 시장 진입을 노리던 일본 업체로서는 효성을 연착륙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효성은 이같은 제안을 거부하고 의지와 집념으로 독자적인 탄소섬유 개발에 매진했다. 원천기술 확보를 중요하게 여겼던 조석래 명예회장은 “오직 기술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효성은 2011년 마침내 섬유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독일,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는 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였다.

효성은 탄소섬유의 브랜드 탄섬(TANSOME®)은 일본 등 선발업체들이 생산하는 고강도 탄소섬유와 같은 등급의 품질 생산이 가능하며, 자동차, 에너지, 레저 분야 등 다방면의 미래 첨단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 받고 있는 수소전기차, CNG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탱크 등 고압용기 제작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효성은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미래형 컨셉트카 ‘인트라도’의 차체에 탄섬을 적용했다. 탄소섬유로 만든 차체는 강철로 만든 일반 자동차와 같은 강도면서도 무게가 60% 정도 가벼워 연료효율이 높다. 한국 기업이 생산한 탄소섬유가 차량에 적용된 것은 2014년 인트라도가 처음이다. 현재는 수소연료탱크 등을 포함한 자동차용 부품에 사용될 탄소섬유 공급을 위해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효성은 전략물자로 철저한 기술 보안관리 대상이던 탄소섬유를 개발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정부 유관 기관, 탄소복합재료 업체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국책과제를 진행했다.

2008년부터 전주시 등과 협업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섰고, 전주시와 전북도는 탄소산업을 도시의 전략적 육성 산업으로 정하고 적극 지원했다. 전주시는 탄소산업만을 위해 특별히 조례를 개정했으며, 탄소섬유 관련 사업체에 용지매입 및 공장 건설을 위해 수십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전주시청은 국내 유일의 탄소산업과라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직원 20여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효성은 아크릴 방사 전문가들의 노하우에 탄소섬유 분야 방사 문헌기술을 접목시켜 빠르게 우수한 품질의 전구체(프리커서, precursor) 섬유를 개발했다. 프리커서 개발 후 탄화기술과 공정, 제품을 분석·평가하는 동시에 해외 탄소섬유제품 벤치마킹을 통해 탄소섬유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 단 기간 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탄소섬유 연구 및 생산 설비 등에 32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약 4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특히 효성의 탄소섬유 상업화 성공으로 전량 외국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시장은 국산 탄소섬유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효성은 “탄소섬유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의 쌀’이 될 것”이라며 “탄소섬유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탄소섬유 공장이 있는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에 탄소섬유 클러스터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낚싯대, 등산스틱 등 레저용 제품에서부터 자동차용, 건축용 소재 등 제품의 사용처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 공급을 위해 국내 업체와 품질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빠른 시일 내에 제품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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