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용기, ‘제 집 드나들 듯’ KADIZ 진입…美향한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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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3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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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일이 발생하면서 두 나라의 의도가 주목된다.

미중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과 함께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중러 3국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3일 “오늘 아침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카디즈(KADIZ)를 진입했다”며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라고 말했다.

이 중 A-50기는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 사격 등 전술 조치를 취하기까지 했다.

중국 군용기와 러시아 군용기가 함께 비행을 펼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정확한 의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진행 중인 훈련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단순 훈련의 목적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우선 미국이 이란을 견제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연합전력을 구성해 대처하는 것에 반대하는 중국이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을 향한 압박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날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이 일본을 거쳐 1박2일의 일정으로 방한하는 날과 겹친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선 미국과 이란 사이에 고조된 긴장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군을 파병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는데 이를 견제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 맞춰 대미 메시지를 날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카디즈와 자디즈(JADIZ·일본 방공식별구역)를 넘나들었는데 중일, 러일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로 보는 것이 핵심”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연합전력 구성을 반대하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달 5일부터 3주 가량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회적인 대미 압박성 시위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액션’을 보인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정상회담을 갖고 우호적 관계를 확인한 데다가 군수분야 협력의 움직임도 포착되는 등 관계 강화가 심상치 않아 이들이 힘을 모아 한·미·일 동맹에 맞서겠다는 뜻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연합훈련이 전략자산이 동원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합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훈련을 고려했을 가능성은 적고 중러 협력에 북한 문제가 포함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공동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동해상 등에서 합동 비행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경우 한반도 주변이 동북아 신냉전의 장이 될 우려도 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중러의 합동비행은 한국, 나아가 미국의 영향력이 있는 장소에서도 자신들의 전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앞으로도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상시적으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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