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성폭행하려던 50대男 붙잡은 이웃들 경찰 표창 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4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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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에서 나온 모녀 성폭행 시도 50대. 뉴시스
유치장에서 나온 모녀 성폭행 시도 50대. 뉴시스
경찰이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미성년자를 성폭행하려던 50대 남성을 붙잡아 넘긴 이웃 주민들에게 표창을 주기로 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모녀 성폭행 미수범을 제압한 주민들에게 지방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주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표창 수여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표창을 주기보다는 경찰이 어려움에 처한 모녀를 잘 챙겨주면 좋겠다”며 피해이웃을 먼저 배려했다.

경찰에 따르면 선모 씨(51·구속)는 10시 오후 9시 반 광주 남구 한 다세대주택 2층 단칸방에 침입해 침대에서 자던 50대 여성 A 씨와 딸 B 양(8)을 성폭행하려 했다. 그는 A 씨와 B 양이 저항하며 달아나자 뒤를 쫓았고 모녀는 마침 1층 주민 강모 씨(55)와 마주치자 “모르는 사람이 침입해 마구 때리고 성폭행하려 했다”며 울먹였다.

강 씨는 모녀를 뒤쫓아 오던 선 씨의 멱살을 움켜잡은 뒤 1층으로 끌고 내려왔고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모녀에게는 피신하도록 했다. 또 다른 이웃 송 씨(62)는 선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선 씨는 “합의를 하면 될 일인데 왜 경찰에 신고했냐. 출소하면 신고한 사람들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선 씨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선 씨는 순찰차에서는 “성폭행 미수범으로 교도소에서 곧 출소할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다. 전과 15범인 선 씨는 술만 마시면 주변에 시비를 걸거나 성폭행을 시도했다. 술이 깬 선 씨는 경찰에서 “짐승 같은 짓을 했다”고 한 뒤 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는 “범행을 인정한다. 죄송하다”고 했다.

A 씨는 “이웃들이 나서 선 씨를 제압하지 않았다면 우리 모녀는 죽었을 것”이라며 “이웃들에게 제압당한 선 씨가 협박한 것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 여전히 겁난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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