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군주를 꿈꾼 왕세자, 효명’…22세 짧은 삶 모든 기록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7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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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군주를 꿈꾼 왕세자, 효명’ 특별전이 28일부터 9월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효명세자(1809~1830)가 아버지 순조를 대신해 정사를 돌본 대리청정 기간인 1827년 2월부터 1830년 4월까지 궁중 연향과 악기연주·노래·춤으로 이뤄진 종합예술인 궁중정재, 궁궐 영건, 궁궐도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과 이 성과를 남길 수 있었던 배경으로 그의 성장 과정, 교육, 문예 재능을 조명한다.

조선시대 문인이자 시인인 효명 세자는 생전에 왕위에 오르지 못한 추존왕이다. 1812년 7월 왕세자에 책봉됐고 1827년 부왕 순조의 명으로 대리청정을 했으나, 청정 4년 만에 병사했다. 효명세자의 생은 소설, 드라마, 영화로도 그려졌다. ‘구르미 그린 달빛’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2018)과 영화 ‘명당’( 2018년)이 효명세자의 짧지만 화려한 업적을 이야기했다.

특별전은 효명세자의 생애, 조선왕실을 대표하는 시인 효명, 궁궐도에 나타난 효명세자의 공간, 궁중잔치의 개최와 궁중정재의 창작 등의 내용으로 구성했다.유물 110여건과 다양한 매체, 영상기법, 재현공간 전시가 효명세자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다.

‘효명세자의 생애’는 22세 짧은 세자의 삶을 탄생·책봉, 교육·입학, 관례·가례, 대리청정, 죽음의 시간 순으로 이야기한다.

왕세자 책봉 후 지속해서 기록된 ‘동궁일기(東宮日記)’와 대리청정 시 정무 내용에 대한 기록인 ‘대청시일록(代聽時日錄)’을 비롯해 성균관 입학과 관례 등 왕세자 효명의 주요 통과의례를 그림으로 기록한 ‘왕세자입학도’와 ‘수교도’, 효명세자의 18세 모습을 담은 왕세자 초상화인 예진, 1830년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직접 쓴 표제가 남아 있는 ‘순조 어진’ 등의 유물이 전시된다.

‘조선왕실을 대표하는 시인, 효명’에서는 정조에 버금가는 효명세자의 문학적 재능과 성취를 보여주는 ‘학석집’ 등 효명이 지은 각종 시집과 문집, 편지글들을 소개한다. 전시 공간을 효명의 서재인 ‘의두합’로 꾸며 관람객이 효명의 서재를 둘러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재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창작한 시의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효명세자는 의두합의 경치를 절경 10가지로 분류한 시 ‘십경(十景)’을 짓기도 했다. ‘십경’을 비롯한 효명의 시, 신하들이 지은 답시 등을 영상자료와 함께 소개된다. 영상은 의두합 주변으로 펼쳐진 창덕궁 후원의 사계를 담아냈다.

‘궁궐도에 나타난 효명세자의 공간’에서는 효명세자 대리청정기에 제작된 ‘동궐도’에 나타난 효명세자의 정치·교육·개인 공간들의 세부를 9m의 대형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동궐도’ 속 효명세자의 거처와 창작 공간의 의미와 기능, 이를 통한 효명세자의 삶의 지향을 살펴볼 수 있다.

‘궁중잔치의 개최와 궁중정재의 창작’에서는 궁중 잔치와 정재에서 효명세자가 이룬 괄목할만한 업적을 소개한다. 대리청정기 동안 왕실의 위상 강화를 위해 매년 궁중 잔치를 개최하면서 밤잔치인 ‘야진찬(夜進饌)’을 처음 행하고, 23종의 정재에 대한 창작을 주도하며 독무(獨舞)를 처음 선보이는 등 조선후기 궁중 정재의 혁신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1829년 자경전 밤잔치의 모습을 당시 유물과 투명 디스플레이 화면에 펼쳐지는 3차원 입체 만화영상으로 구현했다.

특히, 왕실여성이 참여한 이 잔치에서는 여성 공연자인 여령이 정재를 연행했는데, 효명세자가 창작한 궁중정재와 잔치의 재현을 위해 기존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여령 복식’과 왕실 잔치에 술잔으로 사용된 ‘옥잔’과 ‘마노잔’을 처음 전시한다.

전시된 ‘서경잡기’는 19세기 전반 평양의 이름난 기생 66명을 묘사한 글로 당시 명문가 출신 선비 한재락이 썼다. 이 기록에는 1829년 2월 12일과 13일 열린 자경전 진찬에서 정재 공연을 한 인물로 추정되는 여령들이 있어 주목할 만 하다.

특별전 기간에는 특별강연을 비롯해 효명세자의 주요 업적인 궁중정재를 볼 수 있는 공연도 준비했다. 효명세자의 생애와 문학, 회화, 궁궐, 궁중정재 등에서의 업적을 살펴 볼 수 있는 특별강연이 7월11일과 9월5일에 본관 강당에서 열린다.

7월1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삶과 문학과 회화를 통해 본 효명세자의 삶, 9월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효명세자와 창작 정재, 효명세자 대리청정 시기 동궐의 건축적 변화 등의 강의가 진행된다. 7월14일 오후 3시에는 국립국악원과의 협업으로 박물관 지하 1층 로비에서 효명세자가 창작한 궁중정재를 감상할 수 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해설(7월29일~8월23일)과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교육(8월 3, 10, 17,.24일)도 준비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관람시간은 7월1일부터 오전 10시~오후 6시로 바뀐다. 야간 특별관람은 매주 수·토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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