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메니피, 말들의 낙원서 마음껏 달리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6월 21일 05시 45분


자마 수득 상금 누적액이 600억 원에 이르는 명품 씨수말 메니피가 노환에 따른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자마 수득 상금 누적액이 600억 원에 이르는 명품 씨수말 메니피가 노환에 따른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명품 씨수말 메니피 ‘무지개 다리’ 건너다

노환으로 인한 급성 심정지로 숨져
자마들 상금 누적액만 600억 달해
김낙순 회장 “한국 말산업의 상징”


수많은 국산 명마를 탄생시키며 한국 말산업을 이끌던 씨수말 메니피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렛츠런팜 제주에서 지내던 메니피는 13일 오전 9시께 어지럼 증상을 보인 후 바닥에 쓰러졌고 약 10분 후에 숨을 거두었다. 수의사의 진단결과는 노인성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 메니피는 23세의 고령으로 2016년부터 노환에 따른 심장질환을 앓아 특별관리를 받아왔다.

메니피는 자마들의 뛰어난 성적으로 인해 한국 경마 사상 최고의 씨수말로 평가받아 왔다. 1996년 미국에서 태어나 1998년부터 약 2년간 경주마로 활동하다가 2000년부터 씨수말로 전환됐다.

2006년 한국마사회가 명마 생산을 통한 국내 말산업 발전을 위해 메니피를 도입했다. 이후 한국에서 12년간 700여 두의 자마를 두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 씨수말 순위 1위를 지켰고, 그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마들이 수득한 상금누적액만 약 600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6월 16일 기준으로 씨수말 1위(2019년 총수득 상금 30억2218만 원)를 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자마로는 단연 파워블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한국경마 최초로 통합 삼관마를 달성했고, 그랑프리 우승 등 메니피를 리딩 사이어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외에 대통령배에서 우승한 경부대로, 코리안더비 우승마 파이널보스 등 메니피의 자마들은 대상경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한국 경마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메니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7일 렛츠런팜 제주에서 추모제를 개최한다. 이날 메니피의 묘비가 공개되고 추모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메니피는 한국 말산업의 상징 같은 존재”라며, “가장 유명한 자마 파워블레이드가 씨수말 전환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메니피의 업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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