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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냐, 현실이냐… ‘인간 갈릴레이’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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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냐, 현실이냐… ‘인간 갈릴레이’의 고뇌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4-09 03:00수정 2019-04-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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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에서 갈릴레이 역을 맡은 배우 김명수(왼쪽)가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를 겹쳐 보며 망원경을 구상하는 장면. 이후 그는 망원경으로 매일 별을 바라보며 ‘지동설’을 증명할 증거를 찾기 시작한다. 국립극단 제공
알아선 안 될 것을 알아버린 자, 혹은 남들보다 너무 빨리 진실을 마주한 자. 교회의 교리가 세상의 진리이던 시기에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수세기 동안 예술 작품의 소재로 쓰였다. 그만큼 모순적 시대상에 맞선 매력적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립극단의 ‘갈릴레이의 생애’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집필한 갈릴레이 이야기를 토대로 21세기 한국에 ‘인간 갈릴레이’를 되살려낸 작품이다. 연구가 종교 교리와 맞지 않아 재판정에 선 갈릴레이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불합리한 현실 사이에서 고뇌한다. 그는 교회 권력에 굴복하는 듯하지만, 결국 마음에 묻어둔 진실을 책으로 써 세상 밖으로 이를 알리는 데 성공한다.

작품이 말하는 한 인물의 생애는 배우의 헌신적 연기로 완성됐다. 갈릴레이 배역의 배우 김명수는 구시대에 두 발을 딛고 있지만 가슴은 새 세상을 꿈꾸는 ‘경계인’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두 점 사이를 직선으로 연결할 수 없다면 이를 돌아서라도 연결하라”는 말이 그의 생애를 적확하게 표현한다. 극 초반부 갈릴레이가 고뇌하는 장면이 다소 늘어지기도 하지만, 4시간 분량의 원작을 압축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납득할 만하다.

역동적인 장면은 없으나 빼어난 무대 연출이 이를 보완한다. 원형의 무대 위를 도는 장치와 인물은 갈릴레이의 인생과 우주를 표현했다. 상단 스크린에는 그가 망원경으로 바라본 태양, 목성의 영상을 띄워 현장감을 더했다. 무대 중앙에 위치한 배 모양의 장치는 마치 관객을 우주 속 항해로 끌어들이는 듯하다. 김명수 이호재 강진휘 김정환 등 출연. 4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4세 관람가.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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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갈릴레이의 생애#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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