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 별세…“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2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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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희(89) 전 세계일보 사장이 12일 오전 7시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세계일보 사장 시절인 1991년 12월 평양에서 열린 문선명 세계평화가정연합 총재와 김일성 북한 주석의 회담 때 문 총재를 수행했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하자 북한을 방문, 조문했다.

유니버설문화재단과 한국문화재단 총재도 지냈다. 두 재단의 역사를 함께 한 인물로 명예이사장으로 계속 인연을 맺어왔다.

1962년 리틀엔젤스예술단 창단 이후 이 예술단의 해외공연을 진두지휘했다. 미국 아이젠하워대통령 앞에서 공연한 것을 비롯해 세계 60여 개국에서 수천회 공연했다.

특히 2010년 UN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문화행사의 하나로 리틀엔젤스 예술단을 이끌고 참전 16개국 순회공연을 열기도 했다.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후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예술감독 에드리언 댈라스와 창단공연 ‘신데렐라’를 공연했다.

1986년 국산 창작발레 ‘심청’도 제작했다. 유니버설발래단은 “당시 ‘심청’이 인당수로 빠지는 장면을 리허설 하는 중 다칠까 망설이던 무용수들을 뒤로 하고 직접 뛰어내리기를 자처, 부상을 입게 되자 안전 보호망이 제작돼 무용수들이 안심하고 공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98년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미국 투어를 추진했다. ‘발레 춘향’ 대본도 집필했다.

국무총리 표창장, 미국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감사장, 국민훈장 동백장, 국민훈장 은관문화훈장, 국가보훈처 리틀엔젤스예술단 UN참전국 순회에 대한감사패 등을 받았다.

문훈숙(본명 박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의 아버지다. 나경·준선(가정연합 미국 자산관리 대표이사)·진성·연숙 씨도 남겼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15일. 02-3010-2000

한편, 고인은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도 유명하다. 저서명이자 별명이다. 41년 전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나는 1978년 미 의회의 소환을 받아 미국회 증언대에 섰었다. 당시 한국과 한국인은 소위 코리아 게이트 파동(박동선 사건)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모두가 매도당하고 있었다. 나는 도널드 프레이저 위원장이 이끄는 미 하원 국제관계소위원회에 출두했다.나는 정부의 관리도 아니요, 대사도 아니요, 국회의원도 아니요, 물론 장관도 아니었다.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한 평민이었다. 세 번 공개증언대에 서면서, 그때 온 한국인이 억울해 하는 울분을 사정없이 털어놓았다.욕먹고 지탄받는 형편없는 한국인이 아니라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 외쳤다. 그런데 그것이 공교롭게 당시 울분을 참지 못하는 국내 한국인과 해외동포들의 억울함을 대변하게 된 것이다. … 나는 그(프레이저)를 마귀의 앞잡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윽고 프레이저 위원장은 두 손을 들었다.”

생전 ‘문선명(1920~2012) 총재의 오른팔’로 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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