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처남댁 “남편 죽고 MB만 믿었다”…법정 증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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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78) 전 대통령의 처남 부인 권영미씨가 11일 법정에 나와 “남편이 죽고 대통령 말만 믿었다”며 재산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놨다.

권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씨는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 부인으로, 이 전 대통령 혐의 중 김씨의 차명재산 관련 부분 증인으로 이날 출석했다.

권씨는 다스(DAS) 협력업체 금강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김씨가 사망한 뒤 금강 지분을 늘려왔다. 김씨는 다스 최대주주로서 매형의 재산관리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김씨가 2010년 2월 사망하자, 김씨 명의 차명재산의 실소유자라는 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속세를 절감하고 다스 자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청와대 공무원들에게 검토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 권씨를 상대로 김씨가 영포빌딩 등을 관리하고 건물이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김씨가 건물을 관리하게 된 경위를 아는지 등을 물었다.

이와 관련해 권씨는 “제가 정확히는 모르는데 이 전 대통령이 정치를 하면서 모든 일을 할 수 없어서 남편이 도와주는 차원에서 했다”며 “남편은 집안일과 바깥일을 엄격하게 분리해서 무슨 일을 정확히 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 “남편이 이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재산을 관리한 건 맞다”고 진술한 의미를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 (영포)빌딩에 세를 받거나 사람을 영입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으로 알아서 그게 관리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말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는 월급까지 나와서 거기서 생활비가 간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권씨는 남편 장례식에서 이 전 대통령이 ‘너희 가족을 잘 보살펴주겠다’고 한 말의 의미를 묻자 “이 전 대통령은 저를 다독거려 주면서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했다”며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제가 허둥대고 할 때 옆에서 ‘슬로우(천천히)’를 말했고, 그냥 계시는 것 자체가 힘이었다”고 말했다.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김씨 상속 업무를 한 것에 대해서는 “남편 과잉 보호 하에서 동사무소 일 한 번 못하고 그랬는데 남편이 죽고 나서 이 전 대통령만 믿었다”며 “이 전 대통령과 저와의 공통분모가 이 전 사무국장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다 부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 사망 이후 상속은 민감한 문제인데 청계재단 사무국장에 불과한 이 전 사무국장에게 업무를 맡긴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고, 권씨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부탁한 것”이라고 재차 답했다.

한편 권씨는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뒤 법정에 나온 첫 증인이다. 1심 당시 “국정을 함께 이끈 사람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고 말해 증인신문이 없었다. 항소심 첫 증인으로 채택된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은 지난 9일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49억원을 조성하고, 세금 축소 신고로 법인세 31억4500만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고 국정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을 받는 등 11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7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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