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가해자에 징역 8년 구형…윤창호법 적용 안 돼 선고 형량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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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1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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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22살 군인 윤창호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BMW 운전자 박모씨(26)가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2018.11.11/뉴스1 ⓒ News1
부산 해운대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22살 군인 윤창호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BMW 운전자 박모씨(26)가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2018.11.11/뉴스1 ⓒ News1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고(故) 윤창호 씨를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구형이란 형사재판에서 검사가 가해자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줄 것을 판사에게 요청하는 것으로, 대개 실제 선고에선 구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누리꾼들은 딴 짓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낸 것으로 보이는 가해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구형을 한 게 아니냐며 분개했다.

11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 심리로 열린 박모 씨(26)의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2시 25분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피해자 윤 씨를 충격해 숨지게 하고, 윤 씨의 친구 배모 씨(21)를 다치게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 치사·치상)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징역 8년을 구형한 이유로 박 씨가 사고 직후 구조 활동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검찰은 “사고 직후 골반과 발가락이 골절되고 무릎 인대가 파열된 상태인 배 씨가 기어서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로 직접 119에 신고했다. 그런데 차 안에서 걸어서 나올 수 있을 만큼 멀쩡했던 박 씨는 신고나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박 씨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 등을 보면 ‘사고 보험금으로 쇼핑을 가겠다’, ‘피해자 유족들이 자신의 신상을 털려고 하는데 자료를 모아났다가 상황이 잠잠해지면 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 씨가 사고 직전 동승자인 여성과 딴 짓을 하다가 윤 씨 등을 충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창호 씨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전 징역 1년 이상)의 강화된 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윤 씨 사건에 소급 적용되진 않는다. 게다가 실제 선고에선 검찰의 구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박 씨가 1심에서 징역 8년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누리꾼들은 분개했다. 아이디 ksy7****는 윤창호 가해자 징역 8년 구형 기사에 “8년은 솔직히 너무 적지 않나? 현실적으로 무기나 사형은 안 되더라도 30년 이상은 줬으면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박 씨가 동승자인 여성과 딴 짓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말을 지적한 누리꾼이 많았다. 아이디 hans****는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남은 인생은 없다”면서 “사람이 죽었는데 겨우 8년? 그것도 음주운전에 여자랑 딴 짓하다가 무고한 사람을 들이받아 죽게 만들었고, 피해자 가족은 남은 인생을 평생 슬픔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데”라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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