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도 안 XX” 키디비 모욕 블랙넛, 징역형 집유…法 “반성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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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0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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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랙넛, 키디비/인스타그램, 동아닷컴DB
사진=블랙넛, 키디비/인스타그램, 동아닷컴DB
여성래퍼 키디비(29·김보미)를 겨냥해 ‘줘도 안 XX’ 등의 성적인 모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30·김대웅)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는 10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2017년 4월 ‘투 리얼’(Too Real)이라는 곡을 발표한 블랙넛은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X”,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 봤지” 등의 가사를 통해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블랙넛은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 열린 공연 도중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몸짓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는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고, 힙합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예술의 범위 내에서 모욕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거나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로도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의 예술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피해자의 인격권과 명예, 감정도 매우 소중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블랙넛 측은 앞선 공판에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가사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욕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다.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저속한 표현을 사용함에 있어서 굳이 특정 이름을 명시적으로 지칭할 이유는 찾을 수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국민의 중요한 권리로 두텁게 보호돼야 하지만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보호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친분 관계가 없는 피해자를 자기 목적을 위해 가사에 끌어들였다”며 “표현 방식과 내용이 저급하고, 피해자 인격권 중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블랙넛이 반성하지 않는 모습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블랙넛은 2017년 논란이 불거져 소셜미디어에 반성문을 게재할 당시 종이 위에 김칫국물을 떨어트려 진정성에 의구심을 남긴 바 있다.

재판부는 “고소 이후에도 집요하게 추가 피해를 가하고 있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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