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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염희진]‘방탄유리천장’ 깨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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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염희진]‘방탄유리천장’ 깨뜨리기

염희진 산업2부 기자 입력 2018-11-23 03:00수정 2018-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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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산업2부 기자
여성이 조직에서 일정 자리 이상 오르는 것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란 뜻의 ‘유리천장’은 한국 사회에서 유독 뚫기 어려워 ‘방탄유리천장’으로 불린다. 아무리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조직 내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 해도 이 천장을 뚫고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이 된 여성은 겨우 200명을 넘어섰다.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가 100대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오너 출신과 사외이사를 제외한 여성 임원은 216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100명을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2배로 늘었지만, 전체 임원 수(6843명)를 생각하면 3.2%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기업은 오너들이 나서서 여성 임원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부에서 영입한 경우가 많고 자생적으로 임원 자리까지 오른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요즘 방탄유리천장을 깨뜨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단순히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임원의 성공담을 듣는 자리가 아닌, 유리천장을 깨뜨리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이 기업 혹은 스타트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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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는 여성 개발자와 기획자를 대상으로 ‘커리지(Courage)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워크숍의 주제는 ‘업무 중 자신 있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용기(Courage)를 어떻게 낼 수 있는지’다. 이 워크숍은 여성 비중이 적은 조직에서는 여성의 목소리가 적게 반영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을 여성 직원 간의 토론을 통해 찾아낸다는 것 또한 흥미롭다.

글로벌제약회사 사노피도 지난해부터 ‘미니-카탈리스트(Mini-Catalys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꺼리는 제약 영업 부문에서 여성 인재를 키우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실무급 여성 직원들의 직속 매니저를 멘토로 위촉해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네트워킹 스킬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커뮤니티인 ‘헤이조이스’는 여성들이 모여 커리어를 쌓도록 도와주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나리 대표는 “‘이 건물에 여직원은 나밖에 없다’거나 ‘한번도 여자 선배를 상사로 모신 적 없다’는 20, 30대 직장 여성들이 모여 역할모델을 만들고, 개인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고 소개했다. 9월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벌써 25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초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종 승진 가능 직급을 어디까지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남성은 부장(34.9%)을 많이 꼽았지만, 여성은 과장(33.3%)이나 대리(31.8%)라고 한 대답이 가장 많았다. 유리천장이 방탄유리천장으로 더욱 공고해진 사이, 여성들은 이제 스스로의 한계마저 규정짓고 있다. 부디 이러한 시도들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여기저기서 유리천장 깨지는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염희진 산업2부 기자 salthj@donga.com
#유리천장#방탄유리천장#여성 임원#커리지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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