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딩임대’엔 누가 살게 될까?…서울시, ‘입주자 제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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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4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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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등 생활 인프라 부족…직주근접 회사원 1순위
비싼 임대료 감당할 ‘중산층’…투기세력 차단도 숙제

박원순 서울시장이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파르크 데 라 솔리다리탓(Parc de la Solidaritat) 공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2018.9.29/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파르크 데 라 솔리다리탓(Parc de la Solidaritat) 공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2018.9.29/뉴스1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를 목표로 공개한 도심빌딩 임대주택 입주자를 도시기능에 맞춰 제한을 두기로 결정했다. 상업지역 내 주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입주자를 모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에서 서울시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도심 빌딩 일부를 공공임대나 분양주택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공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서울시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 건물의 주거외 용도비율을 일괄 20% 이상으로 하향하는 반면 주거용 사용부분 용적률을 기존 400%에서 600%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박원순 시장도 이번 서울시 제도완화를 통해 빌딩임대를 공급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밤이면 불이 꺼지는 도심공동화현상과 공실 발생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주거비율 증가로 상업지역의 고유한 도시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업지역은 판매·상업시설을 통해 도시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기본 취지다. 주거기능이 추가되면 상업기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주거지역과 비교할 경우 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주거 선호도는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의 교육환경 여건이 부실한 빌딩임대를 택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도 이런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입주자 범위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비율이 높아지면 상업지역 애초 목적이 깨질 수 있어 도시기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만 허용한다”며 “도심에는 학교 등 인프라가 부족해 직주근접을 기대하는 회사원들이 입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빌딩임대를 저소득층에서 벗어나 중산층에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보증금으로 다시 임대주택 확보에 필요한 비용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소득에 따라 임대보증금을 더 높게 받기 위해 중산층에게까지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중산층에 도심 임대주택을 제공해 보증금을 상당한 액수로 받고 이 돈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더 지을 수 있으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취지라면 빌딩임대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추진한 민간기업형 임대주택(옛 뉴스테이)과 같은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별다른 조건 없이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 중산층 실수요자를 흡수할 수 있어서다. 최근 민간이 임대로 선보이는 상품과도 결을 같이 한다. 다만 이들 임대주택은 4년 혹은 8년 후에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수요자들이 분양전환을 내다보고 계약한다는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단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언급한 ‘중산층’ 범위 확정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주 제한이 아예 없다면 일부에게 특혜가 돌아갈 수 있다”며 “소득기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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