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정부정책에 각 세우는 與의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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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김해신공항 재검증에 일침… 친문 최재성, 종부세 완화 주장
최저임금 과속에도 비판 목소리… 심상치 않은 민심에 ‘각자도생’ 조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각자도생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야당 세가 강해 ‘험지’라고 평가받는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동남권 신공항, 최저임금, 종합부동산세 등 첨예한 쟁점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단기적으로는 지역 표를 얻기 위한 것이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며 여권 내 생존경쟁으로 불거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20일 국토교통부와 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단체장이 김해신공항 사업(김해공항 확장안) 재검증에 합의하면서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이 안에 반대하는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23일 통화에서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2016년 합의해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부울경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요구는 동남권에 공항 2개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럼 ‘관문공항’은 사라진다. 기존 합의를 뒤집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갈등만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이견도 본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끌었던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서울 송파을)은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투기와 관련 없는 실수요자는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종부세율을 역대 최고 수준인 최대 3.2%로 올렸다. 올해는 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통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높이고 있다. 최 의원은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실제 거주자는 종부세를 차등 적용해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는 주택 총액이 높을수록 세율을 높이는 누진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을이 지역구인 김병욱 의원도 “투기 목적이 아닌 1가구 1주택의 종부세를 감면해 줘야 한다”며 가세했다.

이런 움직임에 당 지도부는 난감한 표정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밑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각자도생이 본격화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총선#더불어민주당#김부겸#최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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