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고원지대

남부고원은 동쪽,서쪽,북쪽과 달리 경사가 완만하여 차를 타고 천지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다. 암석지인 산 정상 아래로는 중국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만들어낸 광대한 전석지가 있다. 여러종류의 화산분출물들이 섞인 이 곳을 벗어나면 추위에 강한 김의털, 좀바늘사초가 콩버들, 눈산버들, 매자잎버들등과 함께 섞여 자라며 6 ~ 7월에는 이들 버드나무의 씨앗이 세찬 바람을 타고 눈보라처럼 날린다. 천지 기슭의 부석모래밭에는 작은키나무인 가솔송과 담자리꽃나무가 섞여 자라는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해발고도 2000m이상에서는 담자리꽃나무의 군락이 끝이 보이지 않는 고산초원위에 펼쳐 진다. 담자리꽃나무는 바위와 돌까지 모두 덮고 가끔씩 두메자운과 함께 섞여 큰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두메양귀비, 고산봄맞이, 호범꼬리, 숙은돌창포, 월귤, 구름털제비꽃등이 이들과 함께 섞여 자란다. 고산초원의 아래쪽에는 애기금매화와 하늘매발톱이 초원을 온통 뒤덮고 있는데 애기금매화는 햇빛이 잘 드는 고원의 높은곳에서, 하늘매발톱은 눈이 녹으면서 만들어진 얕고 완만한 골짜기를 따라 큰 무리를 이루고 있어 초원과 골짜기는 샛노란 물감과 짙은보랏빛 물감을 마구 칠해놓은 듯 하다.

작은키나무로는 눈잣나무와 물싸리의 거대한 군락이 초원을 덮는다. 남부고원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 가운데 하나는 침엽수림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숲이다. 맨 아래쪽에서 가문비나무로 시작되는 이 숲은 분비나무 + 가문비나무숲, 분비나무숲, 분비나무 + 잎갈나무숲, 그리고 마지막으로 좀잎갈나무숲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아름다운 숲 바닥층에는 늘푸른 작은키나무와 늘푸른 풀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 신령스러움을 더해 준다. 남부고원 가는 길에 만나는 놀라움 가운데 하나는 화산폭발 당시 쌓여 굳어진 화산재가 압록강의 지류를 따라 만들어진 압록대협곡을 보는 것이다. 협곡의 바위는 침식작용이 매우 활발하여 기이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나무가 자라나 숲을 이룬곳은 침식이 더디어 더욱 더 절경을 이룬다.